트럼프 '리트윗' 바이든 '침묵'.. 이란 핵 과학자 암살 후폭풍 우려
테헤란 인근 적에게 뚫린 충격도 커
솔레이마니 폭사 때와 분위기 유사
이란 강경파, 바이든 '핵합의 복원' 구상에 어깃장 놓을 수도
美, '보복의 악순환' 땐 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 가능성
◆암살자들에 뻥 뚫린 이란, 보복 다짐
이란 국영TV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다시 한 번 세계의 오만한 세력(global arrogance)과 그 용병인 시오니스트 정권의 사악한 손에 이 나라 아들의 피가 묻었다”면서 전날 수도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암살된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를 ‘순교자’라고 칭했다. ‘세계의 오만한 세력’은 미국을, ‘시오니스트 정권’은 이스라엘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명의 미국 관료와 2명의 정보 관료를 인용해 암살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이번 작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미국·이스라엘이 긴밀한 동맹 관계이고 이란에 관한 정보를 공유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전에 작전 내용을 귀띔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백악관과 미 중앙정보국(CIA), 이스라엘 당국은 아직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언론인 요시 멜만의 글을 리트윗했다. 사망한 핵 과학자 파크리자데가 “이란 비밀 군사 프로그램의 수장이며, 수년간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추적을 받았던 인물로, 그의 죽음은 이란에게 강력하고 실질적인 타격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올해 초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의 제거 작전으로 폭사했을 때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당시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공습하는 것으로 보복 행동에 나선 바 있다.
◆‘보복의 악순환’ 우려…중동 긴장 고조
이번 암살 사건이 가져올 후폭풍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들어서만 이란 안보의 핵심 인사가 2명이나 암살되면서 바이든 당선인의 향후 계획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NYT는 이번 사건을 ‘우물에 독을 탄 꼴’이라고 비유했다. 이란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새로운 협상을 해보려는 열망을 갖고 있었는데, 파크리자데 암살을 계기로 ‘외부 압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이란 강경파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될 경우 서로가 핵합의 복원을 위한 조건을 강화하려 할 수도 있다. 합의에 이르는 길이 더욱 험난해진다는 얘기다.
이를 노리고서 이번 암살 작전이 실행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 핵 개발을 방해하려는 목적뿐 아니라 이란 핵합의 복원 모멘텀에 제동을 걸려는 목적이 담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인수위 역시 아직 암살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참모들에게 나탄즈 등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에 관해 물었다는 NYT 보도가 나온 지 보름여 만에 이번 암살이 발생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마크 에스퍼 전 장관 등 국방부 고위직들을 대거 해임한 이후 이란 등 적대국에 대한 군사작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미 외교안보팀 안팎에서 나왔다고 한다.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이 더 큰 분쟁으로 격화할 것이라며 반대해 핵 시설 타격 카드는 일단 접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시설이나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를 공격하는 방안을 여전히 살피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미 관료들은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현직에 있는 틈을 타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존 브레넌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란이 보복 충동을 거둬들이고 “미국의 책임 있는 리더십이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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