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울고 나오는 뮤지컬..78세 할머니가 건넨 위로
[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국내 양대 뮤지컬 시상식에서 무려 11개 부문을 휩쓸며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은 뮤지컬이 있습니다.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70대 여성을 내세워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인데요.
화려함 대신 잔잔한 감동과 위로를 전하는 한국 창작 뮤지컬, 김지선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사람들을 먹는 고양이. 꺅."]
괴팍하고 고집 센 78세 여성.
동네에선 미친 사람으로 불립니다.
["사람도 먹는 (좀비다)."]
이 여성은 유명 작가의 미발표 원고를 갖고 있는데, 소유권을 놓고 30년째 도서관과 법정 다툼 중입니다.
원고에 대한 집착은 그녀의 엄마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연인이 건네준 원고를 전쟁통에도 목숨 걸고 지켰지만, 끝내 배신당한 엄마.
["빛나잖아."]
남은 생은 오로지 그 원고만을 부여잡고 보냅니다.
여성은 그런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도망쳤지만, 결국, 자신도 원고 때문에 똑같이 이용당하고, 버려집니다.
이제 남은 건 원고뿐이란 생각에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주인공.
["이건 한 번도 읽히지 않은 책."]
이런 자신을 고통스럽게 마주하고, 그 무엇이 없어도 스스로 빛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주인공이 용기 있는 첫발을 내디디며 공연은 막을 내립니다.
[류경원/관객 :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나 대사들이 있다 보니까. 새롭게 인생을 좀 더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는 용기도 갖게 되고..."]
화려한 볼거리도 없고, 사랑 이야기도 아닌데, 이토록 큰 울림을 주는 건 이야기의 힘.
한국 뮤지컬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70대 여성을 전면에 내세워 인간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김선영/'에바 호프' 역 : "노인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경계하고 사는 그 사람 특유의 목소리, 말투, 행동, 자세, 이런 것들은 어떨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위로이기도 합니다.
[강남/작가 : "삶의 주인공은 너라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하고 있지만 일상으로의 복구라는 얘기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늦더라도 우리는 일상으로 복구할 힘이 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 선상원/영상편집:이상미
김지선 기자 (3rdl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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