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형 통한 입체적 분장.. 상상 속 모든 것 현실로 가져와 [심층기획]
인체·동물 모형, 움직이는 기계 등도 포함
영화·드라마 등 다양화 따라 갈수록 진화
tvN '산후조리원' 박시연의 살찐 모습
엄지원의 만삭 모습 특수분장으로 화제
영화 '백두산' ICBM 실제 크기로 제작
완성도 높이는 CG, 대체재 아닌 보완재
"가능성 무궁무진해.. 관찰력이 가장 중요
임기응변도 필수.. '진짜 같다' 최고의 칭찬"
◆특수분장 가능성 ‘무궁무진’… “관찰력 중요”
최근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은 산후조리원이란 소재뿐 아니라 특수분장으로 화제가 됐다. 배우 박시연의 살찐 모습, 엄지원의 만삭 모습은 특수분장으로 탄생했다. 이를 담당한 김승배 대표는 “얼굴과 손발은 실리콘으로, 옷 속의 몸 부분은 계절에 따라 땀을 잘 흡수하는 쿨맥스나 발열내의 재질의 원단으로 최대한 가볍게 특수 의상을 만든다”며 “박시연씨는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목에 붙은 실리콘 일부분을 제거하고 수정해 가며 촬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특수분장은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SBS 드라마·예능 특수분장을 전담하는 손희승씨는 “‘앨리스’에서 주원씨가 노인 분장을 한 채 12시간 이상 촬영했는데 유지를 잘 해 줬다”며 “수정·보완이 안 되게 망가뜨리면 다 뜯어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CG는 보완재 역할… ‘진짜 같다’, 최고의 칭찬”
“CG는 특수분장과 뗄 수 없는 관계예요. 표시 나는 부분을 후반 작업에서 CG로 지우죠. ‘앨리스’에서 이세훈의 잘린 다리가 대표적입니다. 배우 박인수씨가 무릎을 굽히고 무릎 밑에 잘린 다리 부착물을 만들어 붙였어요. 배우의 꺾인 다리를 CG로 지운 거죠. 부착물 모델링이나 상처 깊이를 표현하기 위한 음영 등 채색은 사람 손을 거쳐야 해요.”(손희승)
“MBC 입사 전 1990년대엔 영화 특수분장을 했습니다. 영화와 달리 방송은 시간적 제약이 있어요. 현장에서 수정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임기응변이 있어야 하죠.”(구경주)
‘미다스의 손’은 그 누구보다 홍기천(62) 특수분장감독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국내 특수분장의 대가인 그는 ‘손과 머리로 무에서 유’를 좌우명 삼아 30년 넘게 특수분장사 외길을 걸어왔다. 그가 독학으로 개발한 실리콘 더미(인체 모형) 등 첨단 특수분장은 업계에서 널리 쓰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시청자의 몰입감과 현실감, 작품의 완성도와 예술적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며 올해 대중문화예술 제작진 대상 시상식에서 그에게 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그땐 특수분장이란 게 없었고 분장이 뭔지도 몰랐어요. 영화를 좋아해 스태프를 해 보자 싶어 지원했는데 저 같은 사람이 필요했던 거죠. 어린이 프로그램 ‘모여라 꿈동산’ 외계인 분장이 처음 한 특수분장이에요.”
2016년 정년 퇴임하기까지 드라마만 150편 정도가 그의 손을 거쳤다. 대표작으로 ‘동의보감’과 ‘납량특집 M’, ‘다모’, ‘뉴하트’를 꼽는다.
그는 “특수분장이 발전하려면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가 나와야 한다”며 “특수분장에도 입찰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많은 사람이 특수분장에 도전하는데 의외로 수요가 별로 없어요. 입찰 제도가 없어 다 인맥으로 하거든요. 한두 회사가 영화에 드라마까지 잠식하고 있어요. 후배들이 그 많은 재료비를 들여 공부하는데도 기회가 한 번도 없습니다. 입찰로 해서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요. 특수분장 업체만 50개가 넘어요. 일이 없으니 대부분 학원을 차리거나 핼러윈 데이 때 분장을 하고 있습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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