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장강명 "책이 중심이 되는 사회, 만들어 봅시다"

MBC라디오 2020. 11. 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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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매체의 세상.. 긴 글 올라오면 "누가 요약 좀"?
- 편 가르기 심해진 건 남의 긴 사연 긴 채로 듣지 않아서
- 책 쓰기, 신화화됐을 뿐.. 문턱만 넘으면 새로운 세상 열린다
- 호기심 끌어당기는 주변 모든 것들이 영감이고 소재


■ 프로그램 :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장강명 작가

◎ 진행자 > 지금은 비록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하루하루 바쁘게 살고 있지만 한때는 나도 글을 쓰는 작가가 꿈이었다 하는 분들 계시죠. 혹은 나도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내는 게 목표인데 도대체 어떤 글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하는 분들도 계실 거고요. 그런 분들은 지금부터 이 인터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장강명 작가가 며칠 전에 따끈따끈한 신간을 냈는데요. 책 제목이 <책 한번 써봅시다>이고요. 부제가 ‘예비작가를 위한 책 쓰기의 모든 것’입니다. 표창원이 만난 사람 오늘은 책 한 권 써보자는 마음으로 장강명 작가를 만나봅니다. 어서 오세요.

◎ 장강명 > 네, 안녕하세요? 소설 쓰는 장강명입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정말 특별한 손님이고 너무 제가 영광이고요.

◎ 장강명 > 제가 영광인데요.

◎ 진행자 > 아닙니다. 특히 제가 제 아내가 광팬이라고 저에게 계속 그동안 얘기했었는데 저는 정말 놀랐어요. 작가님 섭외됐다 그래서. 9월에 <책, 이게 뭐라고>를 출간하셨잖아요. 그런데 두 달 만에 또 신간을 내셨는데 이게 남들은 일생에 책 한권 내는 것도 힘들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자주 내시는 책 어떻게 얼마만큼 글을 쓰시는 거죠?

◎ 장강명 > 사실 이번에 두 달 만에 신간이 나온 건 저한테도 텀이 짧긴 했는데요. 두 책 다 연재물이었어요. 하나는 어떤 전자책 플랫폼에서 연재했고 <책, 이게 뭐라고>가 그런 거였고요. 이번에 <책 한번 써봅시다>는 한겨레신문에서 연재를 했는데 공교롭게 연재시기가 연이어서 하고 나서 출간이 좀 겹쳤습니다.

◎ 진행자 > 역시 연재라는 건 마감이 있고 꼭꼭 써내야 하는 의무감으로 쓰다 보니까 이렇게 빠른 텀으로도 책이 나오게 되네요. 그런데요. 장강명 작가가 데뷔 10년차시죠?

◎ 장강명 > 네, 딱 10년 됐습니다.

◎ 진행자 > 다 합치니까 원래 소설가시고요. 그런데 이러한 수필 다 포함하니까 40권 가까이 됩니다. 그 다작의 힘 어디서 나오는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 장강명 > 그 40권 중에 한 25권 정도는 혼자 쓴 책이 아니라 다른 작가님들이랑 같이 쓴 책이고요.

◎ 진행자 > 공저.

◎ 장강명 > 공저고 제가 혼자 쓴 책은 15권쯤 되는 것 같아요. 1년에 한 권 아니면 두 권씩 낸 건데 제가 전직이 신문기자다 보니까 글을 빨리 쓰는 훈련도 돼 있고 또 마음이 좀 급하기도 하거든요. 40대 중반이니까 빨리 빨리 써야 된다, 이런 생각도 있어서 그동안 좀 꾸준히 썼습니다.

◎ 진행자 > 제가 부끄러워지는데.

◎ 장강명 > 왜요?

◎ 진행자 > 저는 한참 더 나이가 있는데 아직까지 급한 마음이 없거든요. 아직 시간 많지 않았어? 이 생각인데.

◎ 장강명 > 마흔 다섯 되니까 갑자기 앗,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죄송합니다.

◎ 진행자 > 저도 빨리 마음을 바꿔먹어야 되겠네요.

◎ 장강명 > 마흔다섯 아니신가요.

◎ 진행자 > (웃음) 그런데 어느 보도에 보니까 장강명 작가께서는 하루에 8시간씩 글쓰기 원칙을 지키고 있다, 지금도 지키고 계신가요?

◎ 장강명 > 오늘도 8시간 쓰고 왔습니다. 매일 그러는 건 아니고 저도 취재를 나간다든가 강연을 한다든가 그런 날 있으니까 매일 8시간씩 쓰는 건 아닌데요.

◎ 진행자 > 꼭 예외는 있지만,

◎ 장강명 > 거꾸로 보면 아마 이 방송 들으시는 분들 대부분 다 하루에 8시간 이상 일을 하실 거고, 저는 또 출퇴근을 안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정말 하루에 일을 딱 8시간만 하면 그렇게 힘들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누가 다른 분들이 저한테 어떻게 하루에 8시간씩 쓰느냐 라고 할 때 속으로 부끄러워합니다.

◎ 진행자 > 물론 이제 8시간 이상 일하시는 분도 많고요. 더 힘드신 작업을 하시는 분도 많지만 차이가 있다면 직장인들은 그래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과 분위기니까 어찌 보면 견뎌내는 이런 것도 많고요. 그런데 작가는 혼자서 고독하게 일하는, 그래서 안 해도 되고 자유가 있고 핑계도 댈 수 있잖아요. 오늘은 피곤한데, 오늘은 생각을 해볼까 그걸 이겨내고 혼자서 8시간 이상 글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 장강명 > 사실 8시간 정도 중에 4시간 정도는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노트북을 켜놓고

◎ 진행자 > 그러시군요.

◎ 장강명 > 상사도 없고 몸 안 좋은 날 낮잠도 마음대로 잘 수 있고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 진행자 > 비밀이 들키셨습니다. 공교롭게 최근 두 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책 혹은 글쓰기에 대한 책입니다. 왜 두 권 연속 그 책을 어떻게 쓰느냐에 대한 걸 쓰신 거죠?

◎ 장강명 > 제가 이걸 의도하고 책에 대한 책을 올해 두 권 내겠다, 이런 건 아닌데 공교롭게 그렇게 된 게 내고 나서 생각을 해보니까 요즘 책을 읽는 것, 책을 쓰는 게 어떤 일인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책, 이게 뭐라고>는 주로 읽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고, <책 한번 써봅시다>는 제목대로 우리 책 한 번 써보자 이런 이야기인데 사실 책이란 매체가 지금 이제 굉장히 사랑을 못 받고 있잖아요. 

다들 읽어야 된다, 책은 좋은 것이다 말하고 있지만 많이 멀어진 게 사실이고 이런 시대에 읽는다는 것 왜 읽어야 되는지 저도 고민이 많았고 그리고 이제 저는 책을 쓰는 사람이니까 너무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중요한 작업이냐 쉽게 답이 나오진 않더라고요. 그런 고민들 담아서 글쓰다 보니까 저 말고 다른 사람들도 우리 이야기를 우리 시대 이야기를 각자 자기 이야기를 써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책 한번 써봅시다>까지 흘러왔습니다.

◎ 진행자 > 어찌 보면 힘들고 어려운 출판시장과 독립서점들이 좋아할만한 말씀인 것 같아요. 출판시장 살려보고 책 살려보자는 그런 아주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는데 이 책을 쓰시는 것 말고도 SNS에 책 리뷰를 계속 올리시잖아요. 다섯 줄 정도 아주 간명한 리뷰고 별점도 주고 계신데 상당히 호응이 대단한 것 같아요.

◎ 장강명 > 제가 참 뭔가 오늘 답변이 다 공교롭게로 시작하는데 이것도 사실 의도했던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제 소설을 쓰면 출판사에서 꼭 신인작가들한테 꼭 SNS 활동을 해라, 요즘 자기가 홍보를 해야 되는 시대다, 그래서 하라고 하더라고요.

◎ 진행자 > 출판사 권고로 시작하신 거예요?

◎ 장강명 > 처음에 SNS 중에 하나를 그렇게 생각했는데 뭘 올려야 될지 잘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책 평소에 읽는 것들 난 이렇게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은 한번 꼭 읽어봐라 내지는 이 책은 한 번 읽어보면 좋다, 이 책은 저는 별로 였어요, 이런 식으로 별점을 담아서 매겼는데 이게 의외로 호응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제가 생각을 해보니까 요즘 서평들이 좀 너무 호평일색인 거예요. 신문서평을 보면 안 읽어야 될 책이 없어요.

◎ 진행자 > 전부 대단한 역작 걸작,

◎ 장강명 > 전부 다 좋은 책이라고 하고 사람들이 영화 같으면 우리가 정보를 많이 얻잖아요. 포털사이트 같은 데 가서 관객평 같은 게 있으니까.

◎ 진행자 > 예고편도 있고.

◎ 장강명 > 예고편도 있고 책은 그게 힘든데 그래서 솔직한 서평문화 같은 거 필요하지 않나, 워낙 읽는 사람이 없으니까 읽은 사람 중에서도 자기가 읽었다고 올리는 사람도 없고 그러다 보니까 이런 짧은 서평이라도 반응이 좋지 않았나, 그런 생각입니다.


◎ 진행자 > 이번에 내신 책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책 한번 써봅시다>에서 책이 중심에 있는 사회를 말씀하셨어요. 조금 보충 설명해주시죠.

◎ 장강명 > 제가 조금 길게 말씀드려도 되죠.

◎ 진행자 > 정해진 시간 있으니까 말씀하시죠.

◎ 장강명 > 제가 신문기자를 시작한 게 2002년이었고 10년 조금 넘게 생활하고 그 다음에 작가로 살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그 기간이 매체 혁명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아까 뉴욕타임즈 얘기도 나왔지만 그래서 20년 동안 매체가 어떻게 변했느냐 생각을 해보니까 우리가 점점 더 짧은 매체로 가는 것 같습니다. 

빨리 퍼지고 넓게 퍼지지만 내용이 짧은 매체들, 요즘 긴 기사들 인터넷에 올라오면 사람들이 댓글로 뭘 다느냐 하면 누가 요약 좀, 이거 다 읽지 못하겠다는 거예요. 20년 사이에 그렇게 됐고 저는 그게 사회가 깊이가 얕아지고 사람들이 과격해지는, 반응들 과격해지고 편 가르기 심해지고 이런 것들이 남의 사연을 안 들어서 그런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그럼 어떻게 가야 될 것이냐, 우리가 남의 긴 사연을 짧게 잘라서 듣지 않고 요약해서 듣지 않고 좀 긴 채로 들어야 되지 않겠나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방향은 그 방향 아니겠나,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긴 매체, 긴 사연들 취미가 다양한 진실이 담겨 있는 매체 책이라고 생각을 하고 지금 우리는 가만 내버려두면 짧은 글도 안 읽고 동영상, 그중에서 1분짜리 동영상 플랫폼들이 젊은 분들한테 유행인데 반대되는 것, 책이 중심되는 사회가 우리 목표가 돼야겠다, 일견 허황될 수 있지만 방향은 그렇게 생각을 해봤습니다.

◎ 진행자 > 정말 공감이 가는 말씀이고요. 저도 이렇게 글 쓰다 보면 길어지더라고요. SNS에. 그럼 꼭 댓글에 너무 길어요, 짧게 써주세요, 이런 댓글들이 많아서 죄송하기도 하고 긴 글을 읽지 못하는 우리가 되고 있구나 라는 생각도 많이 들더라고요.

◎ 장강명 > 매체 환경이 그렇게 변하다 보니까 사람들도 점점 인내심이 없어지는 것 같고 짧은 글 읽으면 반응도 짧습니다. 조롱 하는 말투 같은 게 나오게 되고.

◎ 진행자 > 앞뒤 자르고 그냥 딱 감정적 표현만 하니까. 그런데 서두에 말씀드렸지만 많은 분들이 글을 쓰고 싶어합니다. 한 번 내 이름으로 저자로서 책을 내보고 싶다 이런 욕구 가지신 분들은 정말 많으시거든요. 문제는 어떻게 시작을 하고 어떻게 글을 써서 책을 완성 짓느냐 이건데요. 너무 막막하다 라는 분들이 정말 많으세요. 여기에 대한 답을 짧게, 저도 짧게 부탁을 드려야 되네. 큰일났네. 주십시오.

◎ 장강명 > 아마 제가 여기서 이 자리에서 뭐라고 말씀드린다 한들 막막함이 가시진 않을 거예요. 저도 말론 설득을 못하겠는데 제가 비유하길 두발자전거 타는 것에 비유를 합니다. 두발자전거를 탈 때 이걸 아무리 말로 설명해줘도 자기가 타봐야 됩니다. 그리고 자기가 타고 넘어지고 그 문턱이 있죠. 두발자전거를 타는데 들여야 되는 노력이, 짧으면 하루 만에 터득하는 사람도 있는데 길면 사나흘 걸리는 분도 있죠. 

그런데 이걸 터득을 해서 두발자전거 타게 될 줄 알면 정말 새 세상이 열리거든요. 자전거 타는 게 너무 즐겁고 자전거를 타다 보면 내가 이거 타는 게 왜 어려웠지, 이런 생각을 오히려 하게 됩니다. 책 쓰기 글 쓰기도 처음에 문턱은 있는데 저는 그 문턱이 자전거 타는 것처럼 누구나 조금 넘어지고 조금 고생하면 넘을 수 있는 문턱이라고 생각하고 조금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어떤 분들은 막막하다고 하시면서 동시에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셔서 요즘은 너무 필요 없는 책이 많이 나와, 이런 책은 나도 쓰겠다, 이런 말씀들을 동시에 하시는 분들 계세요. 둘 중에 하나만. 그럼 책 쓸 수 있습니다. 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요.

◎ 진행자 > 다만 한 가지 질문 드리고 싶은 것은 자전거는 그래도 혼자서 배우는 분도 계시긴 계세요. 그래도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주고 조금 코치를 해주는 누군가가 있잖아요. 아빠든 엄마든 누나든 누군가가 있잖아요. 글쓰기는 그런 분 찾기가 쉽지 않지 않습니까?

◎ 장강명 > 그리고 책 쓰기라는 게 약간 신화화가 돼서 포장도 돼 있고 그래서 나 같은 게 무슨 글을 쓰겠나, 내가 무슨 작가가 되겠나 하는데 제가 그런 편견을 깨고 싶어서 이번 책을 쓴 것도 있고요. 이쯤에서 책 광고해드립니다 <책 한권 써봅시다> 앞부분에 제가 용기와 격려가 될 말씀들을 적어봤습니다.

◎ 진행자 > 지금 유튜브로 보시는 분들은 장강명 작가님의 무척 귀여운 이 포즈를,

◎ 장강명 > 이게 참 유튜브로도 나가는군요.

◎ 진행자 > 책 홍보를 할 때 바로 그 마음이 온몸으로 표현됐어요. 9***님이 문자 주셨는데요. ‘저의 마음속에 있는 것들이 왜 이렇게 글로는 표현을 못할까요. 혹시 꿀팁이 있으시면 한 수 부탁드려도 될까요’ 하셨어요.

◎ 장강명 > 이게 너무 흔한 조언인데요. 들으면 당연한 조언인데요. 친구한테 얘기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말씀을 하시면 그러고 나서 일단 적어본 다음에 고치면 되니까요. 우리가 어떤 재미있는 일 경험한 다음에 친구나 아니면 뭐 형제자매 만나서 들어봐 오늘 이런 일 있었다 얘기할 때 내가 말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말 못하는 경우는 없잖아요. 일단 얘기를 하곤 하는데 글쓰기도 그런 면에서 말하기랑 그렇게 다르지 않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저분과 저도 많이 공감하는 게 뭐냐하면 친구랑 말할 때는 어떤 말을 해도 되잖아요. 그런데 글을 쓴다는 건 평가라는 게 있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자꾸 있거든요. 누군가 보고 지적하고 너 왜 이런 말 했어, 이것밖에 못해, 그게 두려우니까 마음속에 있는 걸 그대로 친구한테 말하는 것처럼 써내기가 두려운 게 분명히 있지 않습니까?

◎ 장강명 > 그게 좀 과도하게 두려움이 많은 것 같은데요. 글쓰기에 대해서. 우리가 또 어떤 학생 때부터 글쓰기 훈련 같은 걸 너무 어렵에 받아서 그렇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작법서도 그렇게 보면 뭐뭐하지 마라, 절대로 첫 문장으로 독자를 사로잡아야 된다, 이런 식의 조언을 듣고 나면 몸이 움츠려 들어서 할 수가 없거든요. 그리고 문법 같은 거 지적하는 것도 많고 제 생각에는 별로 중요한 문제 아니에요.

◎ 진행자 > 맞춤법도 그렇고.

◎ 장강명 > 맞춤법 같은 것들. 일단 쓰고 나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내용들 표현하고 나서 그 다음에 고쳐도 됩니다.

◎ 진행자 > 두려움 던져버리고 일단 도전해라, 친구에게 이야기하듯이 편하게.

◎ 장강명 >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 진행자 > 네, 저도 한 번 가슴에 새겨서 도전해 보고요. 그런데 어떤 분들은 글쓰기 재능이다, 손흥민 선수 봐라 재능 있으니까 축구 잘하지, 장강명 작가도 당연히 재능 있으니까 저렇게 잘 쓰는 거지 그런데 장강명 작가는 글쓰기는 재능이 아닙니다 이렇게 책에 쓰셨어요.

◎ 장강명 > 제가 여기서도 두발자전거에 비유를 하면요. 사이클 선수가 되는 건 재능일 수 있어요. 어떤 프랑스에서 열리는 긴 장거리 경주에 나간다, 이런 건 재능일 수 있는데 두발자전거 타는 거 자체는 대부분 사람들은 다 탈 수 있습니다. 특별한 어떤 신체장애가 없는 한 탈 수 있고.

◎ 진행자 > 장애 있는 분들은 장애인용 또 자전거 탈 수 있고요.

◎ 장강명 > 글쓰기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따지고 보면 어릴 때 글자를 배우는 것도 굉장히 힘들게 배웠어요. 글자 배우는 것보다 글쓰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다 할 수 있고 내가 특히나 요즘 시대 아마 작가가 되고 싶다 이런 꿈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라면 글을 굉장히 사랑하시는 분일 텐데 많이 읽었고 쓰고 싶은 욕망이 있으신 분이실 텐데, 저는 그런 분들이라면 조금 더 노력하면 다 책 한 권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그 다음 질문이 소재입니다. 소재. 도대체 뭐에 대해서 쓸까 뭔가 책들은 대단한 소재들을 발견해서 기가 막히게 스토리를 썼던데 나는 그렇게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지도 않았고 뭐에 대해서 쓰지? 소재는 어떻게 할까요.

◎ 장강명 > 일단은 자기 생활, 그리고 직업이 있으신 분들은 자기 직업 얘기를 쓰시면 제일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제가 요즘 최근에 간호사 분의 이야기, 기간제 교사 분의 이야기, 버스기사 분의 이야기 이런 책들 읽었는데 다 하나하나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우리가 남의 직업, 남의 삶에 대해서 잘 모르고 저도 기자생활을 했지만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서 많이 알 것 같은데 모르고 그런 것들이 있고요. 또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친구를 만났을 때 우리 회사 진짜 이상한 회사야 라고 하는 얘기들 있지 않습니까? 그거 들려주면 다들 재미있어 하잖아요. 그런 이야기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문제는 일기와 소설, 혹은 수필은 다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있는 그대로 내가 경험한 걸 그대로 쓰는 것은 예를 들어 어떤 다른 사람으로부터 명예훼손에 대한 고소의 문제도 있고 비밀도 있고 그 다음에 직접 밝히면 안 될 것도 있고 그러다 보니까 뭔가 글에는 다른 요소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게 영감 아니겠느냐, 영화 같은데 보니까 작가 분들이 작가 분들이 꿈에서 뭔가를 영감을 얻어서 글로 옮기거나 번뜩번뜩 지나가다가 영감이 떠오르거나 작가님 어떠세요?

◎ 장강명 > 저는 작가 지망생들한테 영감을 어디서 얻느냐 이런 질문 받으면 이 순간에도 영감이 쏟아지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해요. 하루에 보면 우리가 우리 집중력을 주의력을 끌어당기는 것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제가 MBC 스튜디오까지 오면서 지하철 타고 왔는데 지하철 붙어 있는 벽보 광고만 봐도 저거 뭐지, 저거 신기하다, 저게 뭐야 대박 이러면서, 대박 이런 말 쓰면 안 되는데.

◎ 진행자 > 괜찮아요.

◎ 장강명 > 그런 것들 많이 있더라고요. 영감이 통째로 오지 않는 거고 항상 이런 형태로 온다고 생각해요. 나의 호기심을 끌어당기는 것들, 그래서 그걸 생각의 편린들을 조금 더 깊이 생각을 하고 그 다음이 뭔가 이런 걸 좀 이야기를 풀어나가 본다, 이렇게 생각하면 그게 곧 소재가 되고 영감이 되고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영감이고 지나가다 마주치는 모든 것들이 다 영감이란 말씀이잖아요. 거기서 조금만 더 발전시키면 된다는 말씀인데 시간이 거의 다 돼서 제가 정말 궁금한 게 많은데요. 일단 유튜브로 보시는 분은 제가 책의 표지를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장강명 작가의 신작 <책 한번 써봅시다> 오늘 쭉 들으셨겠지만 나도 한 번 글써보고 싶어, 내 얘기를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고 저자로서 작가로서 내 이름을 책에 딱 한 번 새기고 싶어하는 분들은 포기하지 마시고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 당장 시작하시고 그 전에 한 번 <책 한번 써봅시다> 읽어보시면 도움을 많이 받으실 거다 이 이야기로 마무리져야 되겠고요. 새 책도 구상하고 쓰고 계시죠?

◎ 장강명 > 네, 내년에 장편소설로 찾아뵙겠습니다.

◎ 진행자 > 드디어 장기인 장편소설이 또 나오는 군요. 이게 범죄얘기라면서요.

◎ 장강명 > 네. 멋진 형사님이 주인공인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제가 꼭 읽어보겠습니다.

◎ 장강명 > 그때 또 불러주십시오.

◎ 진행자 > 예, <표창원이 만난 사람> 오늘은 책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위해 우리 모두 책 한 권 써보자고 권유하는 장강명 작가와 함께 했습니다. 작가님 고맙습니다.

◎ 장강명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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