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달라졌다 결혼 대신 동거

2020. 11. 2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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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이어서 북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 나눠 볼 텐데요. 오늘 주제는 좀 심각할 것 같습니다.

네 그렇죠. 오늘은 북한판 사랑과 전쟁 북한의 결혼과 이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움 말씀 주실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다 보니까 부부싸움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럴 것 같아요. 우리는 그래도 좀 돌아다니니까. 근데 유럽이나 미국 같은 경우에는 집에 억지로 갇혀 있어야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코비드 코로나라는 코비드와 디볼스 합쳐서 코비디볼스라는 신조어도 생겼다고 들었어요. 박사님 어떤가요?

우리는 아직 이제 코로나 때문에 이혼이 증가한다 이런 얘기는 없는데요. 일본이나 중국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 이후에 이혼하는 경우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있죠. 아무래도 말씀 하신 것처럼 집에서 있다 보니까 그 안에서 부부 갈등 이런 것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이혼율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북한도 코로나 관련된 방역 열심히 하고 있는데 북한은 어떨까요?

북한도 아마 부부싸움이 좀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실제 회사 방역 때문에 못 나간다. 이런 경우가 있게 되고 아이들도 등교를 중단을 했잖아요. 그럼 아이들 다 밖에 나가 있던 사람들이 다 집 안에 모여 있어요.

그럼 시장에 나가야 되는 엄마도 못 나가고 집 안에 있는 거잖아요. 보는 것 마다 다 거슬릴 수 있어요. 엄마들이. 그리고 특별히 낮 전등이 집에 있는 게 제일 거슬릴 수 있어요.

낮 전등이요?

남편을 북한에서는 낮전등이라고 하죠.

무슨 말이에요?

낮에는 전등이 필요 없잖아요.

집안에 필요 없는 사람. 그런 정도로 세대주가 남편이 직장 출근 안 하고 집에 있다. 이러면 며칠 만에 싸움이 날 것 같아요.

식량난 때부터 공장이 마비되면서 남편들이 나가서 일할 조건이 안 되는 거죠. 집에 있을 수밖에 없고. 그리고 밖에 나가서 장사하는 건 남자 체면에 할 수 없는 거다. 이러니까 경제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집에만 있으니까 그런 식의 유행어가 생긴 거죠.

이런 상황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요. 최근 북한에서는 결혼을 늦추거나 아예 안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면서요?

저희 때만 해도 여성이든 남성이든 20대 중반이면 결혼을 해야 된다는 게 기본이었거든요. 그리고 20대 중반 지났는데 결혼 안 하면 혹시 신체적으로 부족하거나 머리가 부족하거나 이런 걸로 따졌었는데 지금은 쟤는 결혼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으니까 이런 생각으로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도 있고 굳이 결혼 등록하지 않고 동거를 해도 된다. 이런 식의 인식이 퍼지면서 요즘은 등록하지 않은 채 살고 있는 동거라고 말 할 수 있는 그런 형태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 북한에서도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이렇게 봐도 되는 건가요?

예전에는 손잡고 다니면 저것들 이렇게 어른들이 봤다면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진 게 요즘 젊은 세대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연애는 어릴 때부터 많이 하고 있는 것 같고 결혼 같은 경우에는 연애와 별개의 문제로 생각 하고 있는 게 늘어나고 있죠.

북한은 통제 사회이니까 아무래도 동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강미진씨 가능합니까 동거가?

2000년대 중반부터 저희 주변에서도 해산에서도 부모가 양갓집 부모가 그래 너네 동거해라 이렇게 승인하는 허락하는 조건에서 동거를 하는 세대들. 그러니까 결혼을 안 하고 식도 안 올리고. 일단 1, 2년 살아 보자. 살아 보고 괜찮으면 그래서 가서 결혼 등록하고 사는 가정들도 있어요.

그렇다면 북한의 젊은 여성들이 동거를 선택하는 이유는 뭘까요?

원래 배급제가 유지되던 때는 세대주 남성을 중심으로 배급도 받고 주택도 지어지고 했었는데 이제는 배급제도 의미가 없고 주택도 돈이 있으면 자신이 구매할 수 있고 이러니까 경제적으로 남성에게 의존할 이유가 없어지는 거죠. 특히 등록해서 법적인 지원을 받을 필요도 없고 그러니까 굳이 불편하게 결혼 등록을 하느니보다는 그냥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는 것 같고요.

최근에는 사유리씨의 비혼모가 되는 출산 이야기를 들으면서 비혼모에 대한 논의도 나왔고 다양한 가정의 형태 사례가 늘면서 인정되기도 하는 듯한데 북한에서는 아직 결혼 등록을 해도 얻는 게 없다 싶어서 등록 안 하고 동거하는 전략적 선택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네.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죠. 이 남성하고 같이 살 것인가 아닌가를 결혼 전에 등록하기 전에 먼저 판단 해 본다... 라고 하는 점. 그리고 결혼을 한 이후에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판단되었을 때 이혼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그런 어려움을 감수하느니 먼저 살아보고 판단하겠다..라는 차원에서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그럼 이혼의 절차는 우리와 절차가 같은지도 궁금합니다.

우리는 합의해서 이혼할 수가 있잖아요. 북한은 재판으로만 이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절차가 더 힘들다고 볼 수 있고요. 그리고 북한은 민사소송으로 해서 이혼을 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죠.

그럼 우리는 사실은 민사소송이 아니라 가정 법원 따로 있잖아요. 그렇게 좀 다르다 말씀해 주셨는데 그렇게 본다면 이혼이 재판 이혼이니까 어렵긴 하지만 가능하다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희가 북한판 부부의 세계라고 할까요. 북한에서 만들어진 이혼과 관련한 드라마가 있다고 합니다. 함께 보실까요?

2001년 북한에서 방영된 9부작 드라마 가정입니다.

한 여성이 나무 뒤에 서서 갈등하는 눈치입니다. 네 인민 재판소 앞이군요. 여기가 아까 말씀하신 그 재판소 인가요. 박사님?

네 우리의 사법 기관에 해당하는 거죠. 우리도 치면 법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혼 문제라고 했지요? 여기에 명기된 내용들을 쓰시오"

와서는 안 될 곳을 온 것 같아요. 판사가 상당히 딱딱합니다. 강미진씨 어떠세요?

저 여성은 진짜 엄청나게 큰 용기와 결단을 가지고 온 것 같습니다.

"세대주 말 같지 않아요?"

"다 깨라요! 다!'

"이제는 사람까지 치고 못하는 짓이 없군요!"

'때리라요! 더 때려 보라요'

"이젠 정말 같이 못 살겠어요, 이제는 막 진저리가 나요"

가수인 아내와 노동자인 남편이 부부 갈등 끝에 이혼을 결심 했는데요.

"가수동무 남편 만나 사연 알아보고 조직과 인민반의 반영을 들어봐야 합니다"

"판사 동지 부디 간청해요, 제발 좀 이혼시켜 주세요"

부부의 문제를 조직과 인민반에서 의논한다네요?

여러 가지 옆에서 조언을 많이 하죠. 이런 거 때문에 이혼을 하면 안 된다. 또 아이들은 어떻게 하냐 북한은 모든 사회 전반 시스템을 받들고 있는 게 가정이라고 보거든요. 그 가정이 무너지면 위에 지방 정권도 무너지고 국가가 무너진다고 보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크게 보는 거죠.

저 드라마 결론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끝나나요?

이게 결말은 안 난 걸로 되어 있지만 원작 소설에 따르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화해하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걸로 나오거든요. 아마도 드라마도 그렇게 되겠죠.

어쨌든 분위기를 보면 북한 당국은 이혼을 최대한 안 하게 하려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요즘 북한에서도 이혼이 많이 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최근에 북에서 오신 분들 말씀을 들으면 이혼을 많이 한다고들 말씀하세요. 그러니까 예전에는 폭력의 문제나 남편의 외도 이런 것들을 다 참고 살았고 더군다나 남편한테 의존해서 배급도 받아야 되고 집도 살아야 되고 하니까 이혼을 많이 못 했다면 요즘은 더 이상 폭력을 참지 않겠다. 남편의 외도를 두고 보지 않겠다. 이런 것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이혼을 많이 제기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 저희 때 같으면 저희 부모들은 남편하고 싸우고 집에 가서 나 정말 힘들어서 못 살겠어요. 그렇게 하면 죽어도 그 집 귀신이 되라. 이혼 같은 건 없다. 이런 식으로 했다면, 지금 시대 부모들은 저희가 부모라면 저희 자녀들에 대해서는 그래 너 힘들게 사는 거 못 보니까 그냥 이혼해. 이게 부모들도 허용하게 되면서 사회적으로 조금 이전 보다는 나아진 이혼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그렇게 하는 요구도 늘어나고 이혼 절차도 쉬워졌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들리는 얘기에 따르면 2015년쯤에 김정은이 이혼을 허용하는 방침 같은 걸 낸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이혼이 과거 보다는 수월해 진 측면이 있지만 여전히 북한은 이 이혼을 아까 가정이 세포다...라고 하는 차원에서 최대한 이혼을 막으려고 하고 그래서 이혼 전에교양도 많이 시키고 이런 건 남아있는 것 같아요.

우리도 예전에 보면 이혼을 하면 주변 시선도 곱지 않고 알게 모르게 사회적인 페널티도 있었던 것 같은데 북한은 어떤가요?

북한도 아무래도 이혼을 하면 사회적 시선이 지금은 달라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곱지 않은 건 있습니다. 저희가 대학 갈 때 이력서를 쓰거든요. 부모가 어쩌냐. 이혼이라면 이혼을 쓰면 그 자녀도 상처받고 이혼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사회에 나와서 일을 잘 하거나 이런 게 있을 수 있다고 보진 않기 때문에 부모가 이혼했다고 하면 그것도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사실 개인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회주의이다 보니까 그런 건가요? 어떤가요?

아무래도 이혼에 대한 사회 문화적인 편견이 북한에 더 많이 남아 있는 것 같고요. 정치적으로 어느 정도의 제약이 있는지 까지는 확인이 되지 않지만 어찌 됐든 이혼의 사유가 굉장히 심각한 수준일 때나 이혼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사유 자체만으로도 정치적인 성공이 쉽진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결혼 또는 북한에 대한 북한 여성들의 달라진 인식..이게 북한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궁금한데요.

여성의 자율성, 선택권이 높아졌기 때문에 국가와의 관계에서도 변화가 있게 되는 거죠. 국가에 더 이상 충성하지 않고 순종하지 않는다.. 라고 하는 인식들이 생겨나게 되면서 아무래도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사회적 통제가 굉장히 어려워질 것 같고 그렇게 되면 규범들도 많이 변할 것 같고. 사회 전반의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 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경제적인 그런 면에서도 여성이 경제력이 남성에 비해서 월등하게 올라가 있는 그런 상태에서 예전 보다는 다른 그런 이혼율. 가정의 변화가 좀 있지 않을까 그렇게 봅니다.

오늘 말씀 들어 보니까 부부간의 갈등도 있겠지만 그 보다 사회적 시스템 때문에 겪는 갈등도 큰 것 같아서 좀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네 그렇습니다. 시작하면서 코로나 19 때문에 부부싸움 늘고 있다는 말도 했었는데요. 힘겨운 시기 지혜를 모아서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5994954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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