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 '늑대'에서 '판다'로..시진핑 방한하나 안하나

강기준 기자 2020. 11. 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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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시진핑 방한의 정치경제학 ①

[편집자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비상한 관심 속에 일본과 한국을 연달아 찾았다. 트럼프 시대 4년 동안 중국과 연일 충돌하던 미국은 조 바이든으로의 정권 이양 작업 속에도 한중일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관심은 코로나19 유행 속에 당장 성사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문(특히 방한) 여부다. 혈맹 미국과 최대 교역상대국 중국에 끼인 한국에게 시진핑의 방한(또는 가능성)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왼쪽)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회담을 가졌다. /AFPBBNews=뉴스1


한국을 방문한 중국의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에 대해 코로나19가 통제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근 한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서운 점을 감안하면 연내 방한 가능성이 멀어졌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지만, 시 주석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진 방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권력 공백기를 최대한 이용할 외교 적기이기 때문이다.

26일 산케이신문은 한중 모두 시 주석의 방한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산케이는 이날 왕이 부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 후 "왕이 부장의 방한은 내년 1월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전 한국을 중국측에 끌어들여 한미일 관계에 쐐기를 박으려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은 남북대화의 정체, 악화한 일본과의 관계 개선 전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시 주석의 방한을 실현시켜 외교적 성과로 내세울 것을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고 전했다.

재팬비즈니스프레스는 중국의 거친 '늑대 외교'의 수장이었던 왕이 부장이 '스마일'을 전면에 내세운 '판다 외교'로 태도를 바꾼 것은 미국 정권 교체기 두달반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외교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동맹과 연대 강화를 선포한 만큼 같은 전략으로 맞설 계획이라는 얘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효과적인 외교는 타이밍에 달려 있다"면서 "왕이 부장이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에 연달아 일본과 한국을 방문한 것은 미중 라이벌 구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SCM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레임덕 시기에 중국이 최고위 외교 간부를 처음으로 해외로 보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 "왕이의 방문은 중국과 가까운 위치에 자리잡은 미국의 두 동맹을 끌어당기는 데 있다"고 전했다.

왕이 부장이 이날 시 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에 대해 "방문 여건이 성숙돼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문제를 언급하긴 했지만, 늦어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통령 취임 전까지는 방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SCMP는 시 주석은 지난 대선에서 중국이 범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한다고도 분석했다. 당시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된지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그에게 축하 메시지를 건넸지만 양국 관계의 첫 단추를 완전히 잘못 뀄다. 당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2017년초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측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대만 문제 관련해선 중국측에게 유리한 약속을 전혀 받아내지 못했다. 이는 험난한 4년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SCMP는 전했다.

다만 한국내에서 최근 반중정서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시 주석의 방한에 부담이 되는 요소로 꼽힌다.

한편 왕이 부장은 27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직접 방한한 것에 대해 "한국이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데 대한 신뢰를 보여주고, 또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조만간 전략적 신뢰 강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남북 양측이야말로 한반도 주인이고, 한반도 운명은 양측 손에 쥐어져야 한다"는 언급이다. 원론적인 입장 표명이지만 미국이 남북한 관계 개선 등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 대해 회의적인 중국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중요한 이웃으로서 우리는 지속적,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는 왕 부장의 추가 언급은 향후 중국의 역할론에 힘을 싣기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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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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