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기 없으면 사세요".. 아리송한 애플의 친환경정책

이명환 기자 2020. 11. 2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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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의 애플 가로수길 매장에 아이폰12 모델이 전시돼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최근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애플의 친환경 정책에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애플은 지난달 14일(이하 한국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한 발표 이벤트를 통해 아이폰 시리즈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 라인업은 ▲아이폰12 ▲아이폰12 미니 ▲아이폰12 프로 ▲아이폰12 프로맥스 등으로 구성됐다.

이벤트에서 애플은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발표자로 나선 리사 잭슨 애플 환경정책 담당 부사장은 재생 희토류 사용과 유해물질 제거 등 애플의 친환경정책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미 20억개가 넘는 애플의 충전기가 보급됐다”며 “아이폰 상자에서 충전기를 없앨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팟(애플의 이어폰) 역시 7억개가 넘게 보급됐으며 에어팟(무선이어폰) 등이 널리 쓰인다는 이유로 패키지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애플이 제품 구성에서 충전기를 제외할 것이란 예상은 출시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밍치궈 TF 인터내셔널 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6월 “충전기와 이어폰이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도 이보다 한주 앞서 같은 전망을 내놨다.

애플 측은 충전기와 이어폰을 구성품에서 제외하면 탄소 배출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충전기·이어폰 제조에 쓰이는 소재의 낭비를 줄일 수 있고 패키징의 소형화와 경량화로 화물 운반대에 더 많은 상자를 실을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 45만대의 자동차가 내뿜는 양인 약 200만톤의 탄소 절감 효과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환경을 위해 구성품을 제외했다는 주장은 조금만 따져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충전기 20억개 이상인데… 기본 케이블 ‘무쓸모’


애플은 환경 보호를 이유로 아이폰12 시리즈 출시 이후 모든 아이폰의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케이블만 포함된 아이폰12 프로 구성품. /사진=이명환 기자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를 시작으로 모든 아이폰에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외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신제품 이외에도 현재 판매 중인 ▲아이폰11 ▲아이폰XR ▲아이폰SE(2세대)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원래 충전기와 이어폰이 패키지에 포함됐던 이들 제품도 같은 조치를 적용받은 것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모든 아이폰 패키지에는 오직 케이블만 포함된다. 제공되는 케이블은 USB-C 타입(C타입) 포트용이다.

하지만 애플의 기존 제품에 포함됐던 충전기는 USB-A 타입 포트를 사용한다. 역대 애플의 제품 중 C타입 포트용 충전기가 기본 제공된 제품은 ▲아이폰11 프로·맥스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2018년 이후 모델) ▲아이패드 에어(4세대) 등에 불과하다.
애플이 아이폰12 시리즈에 제공하는 C타입-라이트닝 포트 케이블(아래)과 기존 아이폰 시리즈에 제공되던 충전기(위). 아이폰12 시리즈에 제공되는 케이블은 해당 충전기와 호환되지 않는다. /사진=이명환 기자
이는 환경을 위해 충전기를 제외했다는 애플 측의 설명과 상반된다. 이미 20억개 이상이 보급됐다는 애플의 충전기 절대다수가 아이폰12시리즈에 함께 제공되는 C타입 케이블과 사용할 수 없는 것.

결국 소비자들은 기본 제공되는 케이블에 맞는 충전기를 새로 구매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들의 충전기 구매 비용이 추가로 들뿐더러 충전기 관련 포장재도 낭비된다.

애플이 충전기와 케이블의 낭비를 정말 막고자 했다면 아이폰의 단자 규격을 다른 스마트폰과 통일하게 제작해야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시장에 출시되는 대다수 스마트폰은 표준 규격 중 하나인 C타입 포트를 입출력으로 사용한다. 이에 반해 아이폰은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을 고집한다. 이들이 진심으로 충전기와 케이블 등의 낭비를 줄이고 싶었다면 다른 충전기와 호환 가능한 표준 규격인 C타입으로 통일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환경 위해서라며… ‘160만원’ 고가 에디션은 준다?


애플워치6 에르메스 에디션.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이 같은 구성품 제거가 온전히 환경 보호만을 위함이 아니라는 걸 뒷받침할 사례는 한가지 더 있다.

애플은 지난 9월 이벤트에서 공개한 웨어러블 기기 ‘애플워치6’와 ‘애플워치SE’에서도 충전기를 기본 구성품에서 제외했다. 이 역시 환경을 위한다는 명목이었다. 하지만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협업한 ‘애플워치6 에르메스 에디션’에는 충전기가 포함됐다.

애플 홈페이지 정보에 따르면 에르메스 에디션은 최소 약 16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약 36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애플워치SE나 53만원부터 시작하는 애플워치6에 비해 2~3배 비싼 가격이다.

환경을 위한다는 이유로 충전기를 제외했지만 고가 에디션에는 충전기를 기본 제공했던 것. 이에 따른 비난 여론 때문이었는지 애플은 지난 9월말부터 에르메스 에디션에서도 충전기를 제거했다.



일관성 없는 정책… 결국 부담은 소비자 몫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하며 충전기를 기본 패키지에서 제외했다. 사진은 별매 중인 20W 충전기.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따라서 애플의 친환경정책은 명분에 불과할 뿐 결국 자사의 이익을 위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환경을 위한다는 건 일종의 대외적인 이유이고 실질적으로는 원가절감이 이유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패키지에서 충전기를 제외했음에도 아이폰12 시리즈의 판매량은 전작보다 오히려 늘었다”며 “이 같은 정책이 애플의 충성고객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이폰12 시리즈는 국내 출시 후 한달가량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부 색상의 품귀 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제품의 판매량이 전작 대비 20% 정도 많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 관계자는 “(애플이)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없어도 제품이 잘 팔리다 보니 이런 결정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애플의 이 같은 정책으로 많은 휴대폰 판매점이 구매 사은품으로 충전기 증정을 내세운 것과 관련해 “휴대폰 액세서리로 당연히 포함돼야 할 충전기를 사은품으로 지급하는 상황이 모순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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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기자 my-hw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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