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을 말한다] 노래가 필요한 날
[내 책을 말한다] 노래가 필요한 날
내 뇌 안에는 신기한 장치가 있다. 어떤 상황과 감정에 어울리는 노래를 틀어주는 라디오 같은 것이다. 내 마음을 알아주고 다독여주는 노래가 크고 생생하게 재생되면 깜짝 놀라기도 한다. 다행히 내 음악 취향은 비교적 좋은 편이고, 내 머릿속 어딘가에 저장된 노래들은 대부분 명곡이다. 그래서 나를 할퀴고 파괴하는 곡보다 발전하고 성장하게 만드는 곡들이 내 인생을 감싸고 있다.
사람은 강한 감정을 유발하는 사건이 일어날 때 들었던 소리나 배경음악을 그 상황과 감정에 연결해서 저장하고, 그 감정을 유발하는 사건을 겪거나 기억할 때 그 소리나 노래를 다시 듣게 된다. 전쟁의 포성이나, 연인에게 버림받을 때 찻집에서 흐르던 노래처럼.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좋은 노래와 좋은 사람들과 평생 연결되어 있을 테니까.
나는 소심하고 서툰 사람이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되었고, 나와 비슷한 서툰 사람들을 도와주며 산다. ‘훌륭한 어른’의 본보기가 되고 싶은데 그냥 ‘괜찮은 어른’이 되기도 힘겹고, 어떻게 해야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지 늘 고민이다. 매일 조금씩 좋은 어른이 되는 법에 대해 나름대로 공부한 내용을 글로 정리하고 기록한다. 교과서적인 이야기만 하면 재미없어서 노래 이야기를 덧붙이지만, 사실 내가 작곡·작사한 노래들이 내가 쓴 글보다 낫다.
‘노래가 필요한 날’(김영사)은 음악과 심리학을 녹여낸 책이다. 노래 한 곡이나 책 한 권으로 인생을 바꾸기는 힘들지만, 우리에겐 분명 노래가 필요한 날들이 있다. 나의 경우 잘 살 때보다 그렇지 못할 때 노래가 더 필요했다. 여러분도 그러하다면 책에서 추천한 노래들을 듣고, 풀어놓은 이야기를 읽으며 힘을 얻기를 바란다. 좋은 노래들을 다시금 추억하거나 새롭게 알게 되면 좋겠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책을 얼마나 많은 독자가 볼까 싶어 내가 들인 노력이 허사가 될 것 같다. 고로 작은 빛을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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