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얼굴이 보이지 않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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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특성상 평일에 종종 일을 쉴 때가 있다.
그런 날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하원시키곤 한다.
그러면 나의 호의를 받아들인 아이들도 기분 좋게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요즘은 인사하는 아이들이 조금 얼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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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특성상 평일에 종종 일을 쉴 때가 있다. 그런 날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하원시키곤 한다. 그때마다 예상치 못한 기분 좋은 선물을 받는다. 어린이집 앞에서 만나는 고학년 어린이들이 “안녕하세요” 하고 밝게 인사를 하는 것. 귀여운 아이들이 목청 높여 인사를 하니 아침부터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당연히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은 미소짓고 있다. 그러면 나의 호의를 받아들인 아이들도 기분 좋게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하루를 시작하는 꽤 괜찮은 풍경이다.
물론 이런 차이를 나쁘게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사회의 환경에 따라 문화가 달라졌을 뿐이다. 지나치게 수많은 사람들이 복작거리고, 가깝게 몸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 사회는 굳이 큰 소리로 표현까지 해가면서 인사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저 입으로, 눈으로 ‘당신을 만나서 기쁘다’고 보여주기만 해도 호의는 충분히 전달된다. 그게 우리의 방식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제는 그런 방식이 힘들어졌다. 마스크가 우리의 얼굴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돼 마스크의 시대가 끝난다 하더라도 문제는 계속된다. 많은 의료전문가가 이야기하듯 이제 세상은 절대로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기 힘들다. 당연히 우리 사회도 변할 것이다. 아마도 예전처럼 가깝게 살을 부대끼며 살기는 힘들 것이고, 과거보다 좀 더 거리를 두고 서로를 대할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됐다.
사회의 환경이 달라지면 문화도 변하게 마련이다. 그러니, 서구와 우리의 서로 다른 인사방식도 모두가 용인이 됐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사회의 환경이 달라졌으니 문화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는 우리도 상대방에 대한 호의를 무형의 표정이나 몸짓이 아닌 소리로 적극적으로 표시해야 할 때가 됐다. 코로나 시대 속에서 마스크 속으로 울리는 반가운 인사가 힘든 시기를 견디는 이웃들에게 더 힘이 될 것이다. 그러니, 나도 이제 사람들에게 호의를 표현하는 연습을 좀 더 해야겠다.
서필웅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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