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속의 ' ; '은 누가 만들었을까 [책과 삶]

도재기 선임기자 2020. 11. 2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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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알두스 마누티우스
마틴 로리 지음·심정훈 옮김
길 | 554쪽 | 3만5000원

책의 대중화에 지평을 연 문고본 출판을 처음 시도한 인물은 누구일까. 그는 문장부호인 세미콜론·아포스트로피·악센트를 책에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또 타이포그래피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서체 벰보체 개발 등에도 큰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그리스 고전 출판을 통해 이탈리아 르네상스 인문주의를 유럽 전역으로 확산시킨 혁혁한 공로자다.

서구의 출판·인쇄사를 이야기하면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를 떠올리지만, 그는 바로 알두스 마누티우스(?~1515)다. 르네상스 당시 베네치아에서 활동한 학자 출신 출판인이다. 구텐베르크에 비해 인지도는 크게 낮지만 사실 책의 편집·출판·인쇄 등 산업적 측면에선 마누티우스가 독보적이란 평가다.

<알두스 마누티우스>는 ‘세계를 편집한 최초의 출판인’이란 부제가 말하듯 그의 출판 인생을 세밀하게 살핀 연구서다. 그를 다룬 단행본으로선 국내 첫 책이다. 1495년 출판업에 뛰어든 그는 20년 동안 130여종의 책을 출판했다. 주로 그리스어 원전이다. 특히 1495~98년의 아리스토텔레스 5부작은 15세기 가장 위대한 출판물의 하나로 손꼽힌다. 1500년에는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와 함께 인쇄술 걸작인 <폴리필로의 꿈>을 출간했다. 세미콜론 등을 처음 활용한 책은 <아이트나산에 대하여>다. 그가 운영한 알디네출판사는 에라스무스 등을 발굴, 유럽에 알렸으며 당대 지식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나아가 그는 신성로마제국에 ‘또 하나의 아테네’인 ‘아카데미아’ 설립이라는 원대한 계획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의 활동상과 베네치아, 르네상스 전반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도 함께 실린 이 책은 마누티우스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촉구한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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