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으로 바라보면, 흔한 이야기도 새로워진다

한겨레 2020. 11. 2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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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인권동아리 '차타공인'이 정원 부족으로 해체 위기에 놓인다.

동아리 부장인 홍차이(김지영)는 해체를 막기 위해 신입부원 모집에 나서지만, 입시 준비에 바쁜 아이들은 인권동아리의 메시지에는 관심이 없다.

지난 13일 공개된 웹드라마 <차타공인> 은 한 고등학교의 인권동아리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차별의 양상을 비판하는 작품이다.

제목인 '차타공인'은 "차별은 타파하고 공평은 인정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극 중 인권동아리명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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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국가인권위 웹드라마 <차타공인>
국가인권위원회 유튜브 채널의 <차타공인> 1회 영상 갈무리

고등학교 인권동아리 ‘차타공인’이 정원 부족으로 해체 위기에 놓인다. 동아리 부장인 홍차이(김지영)는 해체를 막기 위해 신입부원 모집에 나서지만, 입시 준비에 바쁜 아이들은 인권동아리의 메시지에는 관심이 없다. 이때 학교에 축구부원인 오선재(서동민)의 추락 사고가 일어나고, 선재의 친구이자 만년 후보인 차승별(윤준원)이 가해자로 의심받는다. 승별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목격자라고 주장하는 모태현(최희승)의 증언 때문에 승별은 점점 불리한 처지에 놓인다. 사건을 유심히 살피던 차이는 승별에게서 진실을 발견하고 그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차타공인’ 멤버들과 힘을 모은다.

지난 13일 공개된 웹드라마 <차타공인>은 한 고등학교의 인권동아리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차별의 양상을 비판하는 작품이다. 제목인 ‘차타공인’은 “차별은 타파하고 공평은 인정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극 중 인권동아리명에서 따왔다. 이렇듯 제목에서부터 대놓고 공익적 메시지를 강조할 수 있는 것은 이 작품이 인권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려는 목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직접 제작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근래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홍보 목적으로 웹드라마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가인권위에서 내놓고 있는 작품들은 메시지와 드라마적인 재미를 비교적 조화롭게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령 2018년 내놓은 <진정하세요>의 경우 차별 시정 조사관들이 다양한 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알리려는 작품이다. 이 과정에서 차별 시정 조사관을 하나의 직업으로만 생각했던 신입 조사관 민태용(이주승)이 인권의 가치를 하나하나 배워가는 성장드라마를 그려가면서 이야기의 강한 목적성을 희석시키고 이입을 이끌어낸다.

<차타공인>은 <진정하세요>의 이런 장점을 이어받은 작품이다. 오피스드라마의 장르적 형식을 시도했던 <진정하세요>와 마찬가지로 <차타공인>도 학원물이라는 장르적 틀을 취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보다 학업을 더 강조하는 교사, 성적을 최우선시하는 강압적인 부모, 남다른 기질을 지녔거나 열악한 환경에 속해 있는 학생들을 향한 집단 따돌림 문제 등 학원물 장르에 등장했던 단골 소재가 이 작품에도 빠짐없이 들어 있다. 다만 <차타공인>은 이 모든 문제의 이면에 입시 경쟁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대부분의 학원물과 달리, 인권 특히 청소년들의 열악한 인권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예컨대 승별이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몰린 배경에는 고아 출신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승별과 그를 도우려는 차이의 목소리는 청소년을 미숙한 존재로 바라보고 존중하지 않는 어른들의 태도에 의해 무시당한다. <차타공인>은 기존의 흔하고 진부한 이야기가 인권적 측면으로 바라볼 때 어떻게 새로워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티브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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