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머니]다시 '가즈아' 외치는 비트코인.. 세번째 랠리 오나
여전한 불안감 속에 3년 전과 다르다는 전망
디지털경제 시대에 중요 자산으로 인식돼
기술검증 마친 국내 금융사도 관련 분야 진출
급격한 변동성, 투자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서울경제]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이 암호화폐로 몰려들고 있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지난 2013년과 2017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역사적인 랠리를 펼치며 2만 달러를 눈앞에 뒀다. 2018년 초 바닥을 치며 투자자들에게서 외면받던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들끓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전과는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며 다시 한 번 ‘가즈아(암호화폐 투자자들이 가치 상승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외쳤던 말)’를 외친다. 국내외 금융권도 암호화폐를 투기 수단으로만 보지 않는 분위기다. 여전히 각국의 금융 당국은 암호화폐에 대해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관련 서비스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투기성은 억제하면서도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는 금융 산업의 한 영역으로 인정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국내 코인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올해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834만 원) 대비 이날 오후 2시(1,919만 원) 기준으로 130% 이상 상승했다. 3월 13일 연중 최저가(549만 원)와 비교하면 거의 3.5배 급등한 것이다. 부동산 가격의 급등, 주식시장의 호황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상승률이다. 대장주 비트코인에 훈풍이 불자 이더리움·리플 등의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도 상승 곡선이 가팔라지고 있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의 비트코인 가격도 1만 9,000달러를 기록하며 2만 달러 선에 근접했다.
투자 열풍이 다시 불면서 국내 암호화폐 거래 시장도 활기를 찾았다. 업비트는 25일 하루 거래액이 2조 7,99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루 거래액이 2조 원을 넘은 것은 2018년 5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런 불안감에도 상당수 전문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업비트 운영업체인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26일 ‘UDC(업비트개발자회의) 2020’ 사전 온라인 간담회에서 “비트코인은 올해 꾸준히 가치가 올랐다”며 “하나의 자산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 결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투자 수단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 비트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씨티은행은 내년 말 비트코인 가격이 31만 8,0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시기를 저울질하던 국내 금융권도 최근 관련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KB국민은행이 25일 “한국디지털에셋(KODA)에 전략적 투자를 해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출한다”고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달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화폐 플랫폼을 시범 구축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자산 보관 및 서비스에 대해 기술적 검증은 완료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등 가상 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 사업에 뛰어들지 않고 있을 뿐 국내 시중은행들은 이미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긍정론에 맞서는 무용론도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레이 달리오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부의 저장수단으로 적절하지 않고, 과도한 변동성도 문제”라며 “비트코인이 화폐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해도 정부가 불법화할 리스크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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