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통치 스트레스 극에 달해..군사도발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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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27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이례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비합리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북한 내부 상황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 이상으로 심상치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이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합리적 대응'은 어느 때보다 구체적이고 이례적이다.
한편 미 대선 이후 북한은 내부적으로 아직 바이든 신 행정부에 대한 스탠스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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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장기간 지속된 대북 경제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로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 1~10월 북중 교역 규모가 5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중국에서 물자 반입이 중단돼 같은 기간 설탕 조미료 등 식료품 가격은 4배 급등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에서 올해 초 6000원대였던 설탕 1kg 가격은 10월 2만7800원으로, 1만6500원 선이었던 조미료는 7만5900원으로 뛰었다.
국정원이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합리적 대응’은 어느 때보다 구체적이고 이례적이다. 8월 신의주 세관에서 방역 규정을 어기고 물자를 반입한 핵심 간부를 처형한 것을 비롯해 북한 환율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평양의 거물 환정상을 처형하고, 바닷물이 코로나19로 오염될 것을 우려해 최근 어로와 염전까지 금지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하 의원은 “김 위원장이 극심한 통치 스트레스로 분노조절장애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이달 들어 연쇄적인 봉쇄 조치를 발동했다. 이달 1일 혜산을 시작으로 5일 나선, 6일 남포, 20일 평양, 21일 자강도까지 잇따라 봉쇄됐다. 북한 내 식료품 가격이 치솟고 북한 화폐 가치가 폭락하자 다시 활성화된 외화와 식료품 밀반입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외부 원조물자마저 차단하고 있다. 국정원은 내년 초로 예정된 북한의 8차 당대회 연기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준비로 하급당 회의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 군중시위와 횃불행진 등 연습도 일시 중단됐다.
때문에 북한 내부의 위기 의식도 최고조에 달했다는 게 국정원의 분석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위기 상황에 대해 ‘격난’ 표현을 사용해왔는데 월 평균 20회 정도였던 사용 빈도가 10월 이후 월 30회로 증가했다. 11월 들어서는 표현 수위도 점차 높아졌다. 이달 6일 ‘최악의 역경’이란 표현 썼다가 9일 ‘혹독한 격난’, 18일 ‘전대미문의 고난’으로 표현이 점점 격해졌다는 것이다.
한편 미 대선 이후 북한은 내부적으로 아직 바이든 신 행정부에 대한 스탠스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북한은 과거 미 대선 결과가 확정 뒤 10일 이내 보도했는데 이번엔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 인터넷 선전매체 모두 관련 보도가 없다”며 “북한이 현재까지 신중하고 관망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북한이 해외 공관에 ‘미국을 자극하는 대응을 하지 말라’며 자제령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했다.
또 국정원은 최근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동향이 파악되고 있으며 군사적 도발도 배제할 수 없다 보고했다. 김 의원은 “미국 대선 전후에 북한이 도발을 안 하고 있는 게 지금이 처음”이라면서도 “바이든 정부에 대해 북한이 내부적인 판단을 내리면 내년 초 8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도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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