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로드홀'은 엘리시안 강촌 11번홀

오태식 2020. 11. 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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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매경오픈 개최하며
파5홀서 파4홀로 바꾼 11번홀
더블보기 이상 26개나 쏟아져
女대회는 블랙스톤 이천 8번홀
가장 쉬운 홀은 아라미드 18번홀
16개 이글 쏟아져..투어 최다
올해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열린 엘리시안 강촌CC는 선수들에게 `메이저 대회 골프 코스`란 평가를 받았다. 모든 선수가 "최상의 샷을 해야 버디를 잡을 수 있다. 방심하면 더블 보기 이상은 기본"이라며 실력을 가릴 수 있는 진정한 코스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500야드가 넘는 파4홀인 11번홀과 17번홀은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가 열린 홀 가운데 선수들이 가장 힘겨워한 곳으로 꼽혔다. [매경DB]
'골프 성지'로 불리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17번홀(파4)에는 '로드홀'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는 무시무시한 뜻이다. 세계 최고 실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많은 톱 골퍼들이 이 홀의 잔혹한 심술에 통곡하며 울음을 삼켜야 했다.

한국 골프장에도 로드홀로 불릴 만한 '마(魔)의 홀'이 꽤 있다. 코로나19의 심술로 대회 숫자가 축소되는 바람에 남녀 총 28개 골프대회가 열린 2020년 코스를 분석한 결과 국내 톱 골퍼들을 가장 괴롭힌 '한국의 로드홀'은 제39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열린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 강촌 골프장 11번홀(파4·522야드)이었다. 원래 이 홀은 평소에는 파5홀로 운영됐으나 올해 GS칼텍스 매경오픈 때는 파4홀로 세팅돼 '야수의 발톱'을 드러냈다.

이 홀 평균 타수는 4.58타가 나왔다. 버디는 9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반면 보기는 117개나 쏟아졌고 더블 보기 15개, 트리플 보기 11개, 그리고 더블 파 이상도 5개나 나왔다. 선수들 발목을 잡는 러프까지 더해져 이 홀 그린적중률은 30.61%에 불과했다. 버디 기회를 잡은 선수가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두 번째로 어려운 홀도 엘리시안 강촌에서 나왔는데 17번홀(파4·512야드) 평균 타수도 4.57타로 높았다. 11번홀과는 0.01타 차. 트리플 보기 이상을 기록한 대참사는 3명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오히려 보기와 더블 보기를 범한 선수들이 쏟아졌다. 이 홀에서 사흘간 타수를 줄인 선수는 단 3명에 그쳤다. 이글이 1개 나왔고 버디는 2개에 불과했다. 반면 보기는 무려 137개나 나왔고 더블 보기도 23개나 된다. 그린적중률도 24.85%로 4명 중 1명만 그린에 올렸고 3퍼팅이 속출하며 평균 퍼트 수도 2.10개나 됐다.

원래 27홀 코스인 엘리시안 강촌은 그렇게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곳이 아니지만 이번 대회를 위해 27홀을 18홀로 추려 내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완전히 다른 18홀 대회 코스가 탄생했다. 세 번째로 어렵게 플레이된 홀은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이 열린 페럼클럽 17번홀(파4)로 4.48타를 기록했다.

역대 국내 대회에서 가장 악명을 떨쳤던 홀은 2007년 금강산아난티 NH농협오픈이 열린 금강산아난티 골프장 12번홀이다. 당시 929m짜리 파6홀로 세팅된 이 홀의 4라운드 평균 타수는 6.89타였다.

국내 여자 골프대회 중 가장 어렵게 플레이된 곳은 KB금융 스타챔피언십 '격전장'인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 8번홀(파4·382야드)이었다. 이 홀은 4라운드 평균 타수 4.41타를 기록했다.

팬텀 클래식이 열린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영암CC 카일필립스 코스 11번홀(파4)도 평균 타수 4.34타로 선수들을 괴롭힌 홀 중 하나였다.

반면 치열한 '버디 전쟁'이 펼쳐진 홀들도 있다. 경남 창원시 아라미르 골프&리조트 미르코스 18번홀(파5·558야드)이다. 2020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인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 골프&리조트 부산경남오픈이 열린 이 홀은 평균 4.47타로 기준 타수보다 0.35타 낮았다. 특히 이 홀에서는 대회 기간 중 이글이 16개 쏟아졌는데 이는 코리안투어 단일 대회 특정 홀 최다 기록이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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