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잉코치'로 변신하는 송승준 "팀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지 하겠다" [스경X인터뷰]
[스포츠경향]
은퇴를 앞둔 롯데 최고참 송승준(40)이 현역 마지막 생활을 플레잉코치로 불태운다.
송승준은 지난 26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올 시즌 마무리를 제대로 못하지 않았나. 시즌을 마치고 성민규 단장님과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다가 은퇴 전까지 플레잉코치를 하고 이후에 구단 일도 익히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했다.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송승준은 14시즌 동안 꾸준히 팀을 지킨 ‘원클럽맨’이다. 그의 팀을 향한 사랑은 모두가 알고 있다. 경기 중 더그아웃 한 켠에서 팀을 응원하는 그에게는 ‘롯빠아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연봉을 백지 위임하며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87.5%나 깎인 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그가 원한 아름다운 마무리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22경기에서 2승2패1홀드 평균자책 6.2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팀도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송승준은 “이번에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송승준은 후배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배다. 지난 6월 말에는 후배들이 ‘깜짝 몰래카메라’로 생일 파티를 해주기도 했다. 시즌 후반부부터는 1군에 동행하면서 후배들을 심리적으로 다독여주는 일을 했다. 구단도 그의 이같은 역할을 크게 샀고 “평소 선수단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고, 코칭스태프와의 관계도 좋은 송승준은 선수와 지도자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플레잉코치 역할을 하다 6월 쯤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면 코치·프런트 현장 실무·홍보 업무 등 다양한 구단 업무를 익히면서 뭐든 팀에 도움이 되는 업무를 할 예정이다. 그는 “뭐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내가 직접 던져서 안 된다면 후배들에게 말로라도 좋은 마인드를 가질 수 있게끔 할 수 있는건 다 하고 싶다”고 했다.
우승 반지를 한 번도 껴보지 못한 그는 후배들이 바람을 이뤄주길 간절하게 원한다. 경남 ‘이웃팀’인 NC가 올해 통합 우승을 일궈내는 모습을 보면서 간절함이 커졌다. 롯데는 1992년 이후로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송승준은 “NC를 보면서 ‘우리는 뭘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후배들이 내 대신 해줬으면 좋겠다. 선배의 간절한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플레잉코치는 송승준의 제 2의 야구 인생을 향한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 정민철 한화 단장 등도 현역 생활 마지막을 플레잉코치로 보낸 바 있다. 송승준은 “이후에 내 야구 인생은 운에 맡길 것”이라고 했다.
다음 시즌의 자신의 위치는 달라졌지만 여느 때처럼 똑같이 비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송승준은 이미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을 시작했다. 그는 “마지막 시즌에 몇 경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똑같이 준비해서 던질 것”이라고 마음을 굳게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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