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손'으로 한국 찾은 왕이, 하고싶은 말만 하고 떠난다

김영주 기자 2020. 11. 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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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2박 3일간의 공식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는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번에도 방한 때마다 불거졌던 '오만한 외교사절' 논란에 휩싸였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25분 넘게 지각한 데다 우리 측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철회 요청을 에둘러 거절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조기 방한 요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제'라는 조건을 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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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고… : 27일 오전 국회를 찾은 왕이(오른쪽)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박병석(왼쪽) 국회의장과 환담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시진핑 訪韓·사드 보복 문제 등

사실상 거절하거나 유보적 태도

“주변국 길들이기 불균형 심화”

27일 2박 3일간의 공식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는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번에도 방한 때마다 불거졌던 ‘오만한 외교사절’ 논란에 휩싸였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25분 넘게 지각한 데다 우리 측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철회 요청을 에둘러 거절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조기 방한 요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제’라는 조건을 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당시 ‘혼밥 논란’ 이후 한·중 관계의 주도권이 줄곧 중국 쪽으로 기울어 있으며, 왕 부장의 오만한 태도 역시 한·중 관계의 현주소를 반영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왕 부장은 방한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연구원장인 홍익표 민주당 의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 등과 조찬을 한 뒤,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문 대통령을 면담하고,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만찬을 한 데 이어 여권 실세들까지 두루 접촉한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2018년 6월(1박2일), 2018년 10월(1박2일) 두 차례 방한해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 등 핵심 인사들만 만났던 점에 비춰보면 가히 광폭 행보라고 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그에 반해 특별한 방한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한한령(한류 제한령) 등 남은 사드 보복 조치의 철회를 우리 측이 요청했으나 왕 부장은 “한국이 민감한 문제를 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며 사실상 기존의 사드 철수 주장을 반복했다. 문재인 정부가 기대를 걸고 있는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서는 “중요한 것은 (코로나19를) 완전히 통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의 외교 결례 논란은 일본에서도 ‘후폭풍’이 거세다.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내 일본 어선의 활동을 왕 부장이 공개 지적한 데 대해 일본 내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시 주석의 방일 문제를 2022년까지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중국 외교부와 관영 매체들은 왕 부장의 이번 방한이 풍부한 성과를 냈다고 선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7일 “한·중 양국은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협력을 암시하며 미래의 양자 관계 청사진을 작성했다”고 평가했다.

김영주·장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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