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데이터 안보 구상'에 참여 내비친 한국..美 내민 손 뿌리치나?

2020. 11. 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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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일정을 소화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 주도의 5G 구상 참여를 재차 강조했고, 강 장관은 "중국의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 참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중국 측 외교 소식통은 "왕 부장과 강 장관의 회담 자리에서 중국의 5G 공급망 구상과 함께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 계획이 언급됐고, 왕 부장의 설명을 들은 강 장관이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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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왕이 "한중 간 민감한 문제
적절한 방식 처리 기대" 압박
與 만찬선 "中, 패권추구 안해" 강조도
美中 5G경쟁서 韓, 중립 선택 가능성
박병석(오른쪽) 국회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중국 왕이(맨 왼쪽) 외교부장과 환담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방한 일정을 소화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 주도의 5G 구상 참여를 재차 강조했고, 강 장관은 “중국의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 참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소위 ‘반 화웨이’ 전선에 우리나라가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앞서 미중 간 갈등 상황에 대한 질문에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던 왕 부장은 정작 회담장에서는 “중한 사이 민감한 문제를 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하길 기대한다”고 발언하는 등 외교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27일 중국 측 외교 소식통은 “왕 부장과 강 장관의 회담 자리에서 중국의 5G 공급망 구상과 함께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 계획이 언급됐고, 왕 부장의 설명을 들은 강 장관이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5G 네트워크에 관한 논의가 길게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강경한 어조로 왕 부장의 의사가 전달됐다”며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을 배제하라는 미국의 압박에 대한 불참을 요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왕 부장은 회담에서 “평화롭고 안전하며 개방적이며 협력적인 사이버 공간을 구축하자”며 “한중간 민감한 사안을 적절히 처리하고 양국 간 상호 신뢰와 협력의 기반을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발언하는 등 압박에 가까운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중국 외교부 역시 전날 회담 결과를 발표하며 “강 장관이 ‘한국은 중국이 제안한 글로벌 데이터 보안 이니셔티브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의향이 있다. 다자주의 및 자유 무역과 같은 문제에 대해 중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외교부가 발표한 회담 결과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의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는 화웨이 등 중국 IT 기업을 배제하는 미국의 ‘5G 클린패스’ 정책에 맞선 자체 구상으로, 지난 9월 왕 부장이 직접 발표했다. 이날 회담에서 왕 부장이 이를 다시 언급한 것도 사실상 미국과의 갈등 관계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왕 부장은 회담 직후 미중 갈등 상황과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을 때는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외교가 그렇게 간단한 것이냐”고 말하는 등 선을 그었다. 전날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의 만찬에서도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 불충돌 불대항이 중국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회담장에서 자체 5G 네트워크 구상 참여를 요구하는 등 외교적 압박이 커지자 정부의 고심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앞서 미국 역시 지난달 열린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에서 중국 IT 기업을 5G 공급망에서 제외하는 정책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당시 외교부는 “특정 업체 선택 문제는 민간에서 판단할 사안으로,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중국의 요구대로 미중 간 5G 대결에서 한국이 중립을 선택하며 사실상 중국의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편, 전날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왕 부장은 27일 오전 문정인 대통령 외교통일안보특보와 윤건영 민주당 의원 등 여권 관계자들과 조찬 자리를 가진 뒤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하는 등 여권 인사들과의 만남을 진행한 뒤 오후께 중국으로 귀국한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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