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위해 국민 15% 기부..한국 기부문화 20년 결산

김수정 기자 2020. 11. 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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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기부문화 심포지엄 '기빙코리아' 개최
© 뉴스1

(서울=뉴스1) 김수정 기자 =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민 중 약 15%(8월 기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1인당 평균 기부금은 현금 7만 6000원, 현물 11만 5000원 수준이었다.

재난 상황에서 더 많은 사람이 기부에 참여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결과도 도출됐다. 기존에 기부를 해왔으나 코로나19 상황에서 기부하지 않은 비율이 68.2%에 달했고, 기부 경험이 없었지만 이번에 새로 기부를 시작한 비율은 단지 0.6%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부한 사람 중 97%가 ‘기부 경험이 있다’고 답해 기부 경험이 또 다른 기부를 이끌어내는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위 내용은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27일(금) 온라인에서 ‘불확실한 시대, 확실한 행복’을 주제로 개최하는 제20회 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2020’에서 발표할 노연희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정익중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연구결과다. 기빙코리아는 지난 8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조사를 통해 이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

기부 분야로 보면 전체의 절반 이상(58.1%)이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병원/의료진(37.6%)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환자/자가격리자 등 피해자에 대한 기부는 1.5%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재난 상황에서 이재민과 같은 직접 피해자에게 지원이 몰리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초기에 특정 종교 신자를 중심으로 확산함에 따라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생겨난 데다가, 감염병에 대한 대응이 공공의료체계를 통한 정부의 주도로 이뤄진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기빙코리아 개최 20주년을 맞은 해로, ‘기빙코리아2020’는 한국의 기부문화 20년을 정리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2000년부터 시작한 20년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기부금액은 2000년 3.9조, 2010년 10.1조, 2018년 13.9조로 성장했으나, 2012년 이후 증가 속도가 둔화했다. 기부 참여율은 대체로 하강 곡선을 보이며 2019년에는 46.5%를 기록했다. 이처럼 총 기부금액이 증가하는 데 반해 참여율이 떨어지는 상황은 정기 기부율은 증가하고, 일시 기부율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꾸준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점에서 성숙한 기부문화가 조성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기부와 자원봉사를 모두 하는 사람일수록 높은 삶의 만족도와 안녕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회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를 통해 MZ세대의 기부 특징도 엿볼 수 있다. 2000년 이래 주요 기부 연령층은 40~50대 중장년층이었고, 20대는 20년간 기부 참여율이 가장 낮은 연령대였다. 그러나 코로나19 국면에서 기부를 중단한 비율은 50~60대가 가장 높았고, 반대로 기부 대상을 변경/추가해 코로나19와 관련 기부를 한 비율은 20~30대에서 높게 나타났다.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에게 ‘기부’란 사회 이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 표명이자 지지 수단이다.

이번 연구 조사에 관해 노연희 교수는 “기부 및 봉사 경험은 앞으로의 기부와 삶의 만족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라며 “기부와 자원봉사를 독려, 홍보하려는 기관 및 단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빙코리아2020’에서 공개될 자료는 12월 초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기부문화 관련 국내외 동향 및 선진사례 발표 등을 통해 한국사회의 성숙한 기부문화 형성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인 기부문화 심포지엄 ‘기빙코리아’는 지난 2000년부터 20년간 한국인의 기부지수와 한국의 기업 사회공헌실태를 중심으로 진행돼 국가 통계인 사회조사 내 기부조사가 이뤄지는 데 이바지하는 등 국제 기부지수 산출의 국내 대표 연구로서 협력해왔다. 지난 2016년부터는 개편을 통해 개인기부지수와 비영리조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nohs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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