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바느질로 기억을 꿰매다..전재은 '작은 마당'

오현주 2020. 11. 27.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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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을 정해 둔 건가.

'밭'이 거슬린다면 '녹지'라 해도 될 거다.

작가 전재은(48)은 '바느질 회화'를 한다.

'바느질이란 행위와 회화성의 조화'란 표현이 꽤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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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작
물감 어울린 천·실, 어느시절 공간 채워
회화와 조화 이룬 바느질..시간성 중요
"지층처럼 쌓고 반복하는 지난한 과정"
전재은 ‘작은 마당’(사진=이길이구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영역을 정해 둔 건가. 사각의 헐렁한 금 안에 든 초록 ‘밭’이 보인다. ‘밭’이 거슬린다면 ‘녹지’라 해도 될 거다. 둥글게 뭉쳐 놓은 진하고 연한 덩어리가 드문드문 보이기에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저 안에 가둔 하얀상자는 또 뭐라고 할까. ‘작은 마당’(A Small Yard·2020)이란 데가 저긴가. 노랗고 빨갛고 북실거리고 도톰한 뭉치가 잔뜩 들었다. 어찌 보면 마당보단 반짇고리라는 게 나을 듯한데. 나무고 풀이고 꽃이고, 모두 천과 실로 세운 거니.

작가 전재은(48)은 ‘바느질 회화’를 한다. 묶고 꿴 천, 짜고 엉킨 실을 물감 채색과 어울리는 작업이다. ‘바느질이란 행위와 회화성의 조화’란 표현이 꽤 적절하다. 신작들에서 특별히 덧입힌 테마는 ‘공간’이란다. 어느 시점, 기억을 사로잡은 때의 건축물을 끄집어내고 그 형상을 채워내는데. 바느질이란 아날로그적 행위로 그 조각을 맞춰냈다고 할까.

이 작업에서 작가는 “시간성의 축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단다. “다른 무엇보다 오래 걸리는 바느질 작업이야말로 시간을 지층처럼 쌓고 반복하는 지난한 과정”이라고 했다.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8길 이길이구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사적인 장소들’에서 볼 수 있다. 혼합재료. 130×98㎝. 작가 소장. 이길이구갤러리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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