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평중 칼럼] 문재인과 추미애의 도둑 정치

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 2020. 11. 27.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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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정신 짓밟는 '촛불 정권' 법무부 장관의 법치 파괴 파시즘으로 가는 막다른 길
'법의 지배' 아닌 '법에 의한 지배' 공적 권력 사유화하고 나라를 친문 도당 사유물化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월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칭 ‘촛불 정권’이 촛불 정신을 짓밟고 파시즘으로 폭주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법치 파괴가 헌정 질서를 뿌리째 뒤흔든다. 법무장관이 황당한 이유로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킨 민주주의의 파국을 구중궁궐에 숨은 문재인 대통령은 침묵으로 승인한다. 민생엔 한없이 무능한 정권이 절대 권력 구축엔 거침이 없다. 대중 독재의 망령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 정권의 적이 된 이유는 명확하다. 권력의 충견이기를 거부하고 정권 비리를 공격한 맹견(猛犬)이 됐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권력인 조국 전 법무장관을 낙마시킨 게 결정적이다. 문 대통령이 적폐 청산의 맹장(猛將)이라고 칭찬한 ‘우리 윤 총장’은 정권의 공적(公敵)으로 급전직하했다. 대통령의 친구를 당선시키려고 청와대가 총동원된 ‘울산시장 부정선거’와 대선 공약인 탈원전 정책을 수사한 게 문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

‘황태자 조국’을 퇴장시켜 정권 재창출 계획을 날려버린 검찰총장은 대통령에겐 대역죄인(大逆罪人)이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검찰주의자 윤석열은 비리 있는 곳에 칼날을 들이대는 직진형(直進型) 검사다. ‘단군 이래 최대 금융 스캔들’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연루된 정권 핵심 인사들에겐 한없이 두려운 존재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법의 지배’가 아니라 자신들이 법 위에 군림하는 ‘법에 의한 지배’를 꾀하는 친문 집단에는 깐깐한 법치주의자 검찰총장은 숙청 대상 1호다.

추 장관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윤석열 죽이기’에 앞장선 진짜 이유는 문재인 정권의 ‘도둑 정치(kleptocracy)’를 제도화하려는 것이다. 원래 도둑 정치는 아프리카나 중남미 같은 정치 후진국 독재자가 부정 축재 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국가의 중대 현안은 제쳐두고 사적 이해관계에 복무하는 자가 도둑 정치인(kleptocrat)이다. 문 정권의 도둑 정치는 권력 비리를 포함해 친문 집단에 의한 국가 시스템의 식민화를 노리는 단계까지 치고 나간다. 친문 권력 카르텔이 공적 권력을 사유화해 국가기구 전체를 영구 통치하는 지배 체제 수립이 궁극 목표다. 1980년대에 1조원에 이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정 축재는 원시적 형태의 도둑 정치였다. 권력이 국가기구를 특정 패거리에 종속시켜 나라를 사유화하는 도둑 정치의 위험성은 문 정권의 연성 파시즘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권은 현란한 정의의 수사(修辭)로 도둑 정치의 난정(亂政)을 은폐한다. 국민의 돈 1조원 이상을 도둑질한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신속히 수사해 범죄자들을 징벌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추 장관은 검찰 개혁이란 미명 아래 경제 범죄 전문 수사팀을 공중 분해해 사기꾼들이 큰소리치게 만들었다. 정권이 도둑을 편드는 기막힌 세태에 라임·옵티머스 피해자들만 피눈물 흘린다. 정권의 정책 실패가 부른 집값 폭등은 무주택자들의 재산을 훔친 거나 마찬가지다. 아파트 소유자들은 중세(重稅)를 원망하고 청년 세대는 절망에 빠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망집(妄執)인 탈원전은 세계 최고인 국내 원전 산업을 망가트렸다. 통치자가 국가의 공적 자산을 전단(專斷)해 자신의 사적 망상을 충족한 셈이다. 정권을 뒷배 삼은 태양광 산업 이면에선 도둑 정치가 횡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 정권식 도둑 정치 최악의 폐해는 정의·법치·민주라는 최대의 공공 자산을 권력이 노략질해 대중 독재를 정당화한 데 있다. 문 정권은 입만 열면 정의를 외치면서 자기편만 챙기는 선택적 정의로 공정 규범의 보편성을 파괴했다.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나선 검찰을 때린 검찰 개혁은 검찰 파괴로 귀결돼 법치주의를 붕괴시켰다. 문 정권의 연성 파시즘은 한국 민주주의의 성취를 산산조각 냈다.

권력이 국민 재산을 약탈하는 도둑 정치는 개탄스럽다. 하지만 정권이 정의를 사칭하고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도둑질해 국민을 속이고 나라의 영혼을 훼손하는 것은 훨씬 무서운 일이다. 실물 자산은 복원할 수 있어도 국가를 이끄는 근본 가치와 규범은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은 천하의 공물(公物)인 대한민국을 친문 도당(徒黨)의 사유물로 포획해 독점하려 한다. 정의를 참칭해 나라를 통째로 훔치는 도둑 정치다. 작은 도둑은 처벌받는데 큰 도둑은 활개 치는 세상이 우릴 경악하게 한다. 도둑 정치는 민주공화국의 적이다. 도둑 정치 아래서 인간의 자유와 존엄은 불가능하다. 촛불을 들었던 한국 시민들은 개돼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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