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16] 큰 별과 작은 별
중국의 국기(國旗)에는 다섯 개의 별이 그려져 있다. 큰 별 하나가 왼쪽을 차지하고, 그 오른쪽을 작은 별 네 개가 둘러싼 모습이다. 큰 별은 중국을 이끄는 공산당, 작은 별 넷은 각각 공인(工人), 농민(農民), 소(小)자산계급과 민족 자산계급을 대변한다.
그러니까 공산당을 중심으로 각 계급의 사람들이 함께 뭉쳐 단결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는 셈이다. 공산당이 이끌고 나머지 모든 사람은 복종하는 그림이다. 이렇듯 중국에는 ‘중심(中心)’을 설정하려는 관념이 늘 돋보인다.
이 깃발의 설계도 사실은 매우 전통적인 흐름을 타고 있다. 공자(孔子)가 ‘논어(論語)’에서 일찌감치 강조한 ‘북극성(北極星)과 뭇별’의 구조다. “임금이 덕정(德政)을 펼치면 뭇별들이 북극성을 싸고돌듯 높은 위상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 내용이다.
이 공자의 발언은 ‘중성공북(衆星拱北)’이라는 성어로 남아 현대 공산당 집권의 중국 국기의 설계로 이어졌다. 나라 이름이 중국(中國), 문화적 자부심은 중화(中華), 지리적 관념은 중원(中原), 일상의 큰 덕목은 중용(中庸)이라고 적듯 ‘가운데[中]’를 향한 콤플렉스에 가까운 집착이 엿보인다.
북극성과 뭇별의 그림은 나중에 달과 별의 구도로 진화한다. ‘중성공월(衆星拱月)’이다. 큰 달 주변을 두른 작은 별들이다. 지구의 위성에 불과한 달이 항성인 별을 압도할 수는 없지만, 땅에 발을 붙인 사람에게는 그렇게 보일 수 있다.
문학적으로는 조조(曹操)가 이를 잘 활용했다. 월명성희(月明星稀)라는 시어(詩語)로 말이다. “달이 밝아지자 별빛이 희미해지다”라는 뜻이다. 제 위상을 한껏 높인 문학적 표현이다. 공산당 권력이 더 집중을 거치면서 뭇별들이 더 가물거린다. 공산당 후원의 국영기업이 활기를 얻고, 민영기업이 움츠러드는 국진민퇴(國進民退)의 요즘 현상이 꼭 그렇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팔면봉] 野 해병대원 특검법 강행 처리, 與 불참 예고로 국회 개원식 연기. 외
- 인권 변호사 출신… 정계 입문 5년 만에 노동당 당수 올라
- 트럼프와 붙으면… 미셸 오바마가 11%p 앞서, 해리스는 2%p差 박빙
- 바이든이 물러나면 민주당, 8월 7일까지 공식 후보 지명해야
- “의사 늘린다고 응급실 뺑뺑이 안 없어져… 수가 현실화가 최우선”
- “의사 집단행동 방지법 만들라”
- 필수의료 살리려면 응급실 바꿔야
- 검사 24명 호명하며… 이원석 “비열한 외압에 굴복 말라”
- 野가 특검 2명 추천… 사흘 지나면 연장자 자동 임명
- “카더라 루머로 검사 탄핵” 비판에… 野 움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