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3′ 하루 확진자 9개월만에 최다.. 수도권, 첫 400명 넘어 비상

양승주 기자 2020. 11. 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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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583명 발생했다.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급증했던 3월 2일(600명)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올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다섯째로 많은 규모다.

확진자 10명 가운데 7명이 수도권(402명)에서 나왔다. 수도권 확진자가 400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 2~3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1차 유행의 경우 전국 하루 확진자가 900명에 달했지만, 당시 수도권 확진자는 20~30명대에 머물렀다. 수도권과 교회 등으로 퍼졌던 2차 유행의 정점을 찍었던 8월 26일(신규 확진자 441명)에도 수도권 확진자는 313명이었다. 이번 3차 유행은 인구 절반이 밀집한 수도권에서 발생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확진자 증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에서는 댄스 학원·교회 등과 관련된 추가 감염이 이어지면서 신규 확진자가 208명 발생해 처음으로 200명대를 넘었다. 강서구 에어로빅학원 집단 감염의 경우 지난 23일 수강생이 처음 확진된 이후 3일 만에 다른 수강생과 종사자, 가족·지인 등으로 추가 전파가 이뤄지면서 누적 확진자가 66명으로 늘었다. 마포구 홍대새교회는 또 13명이 늘어나 119명으로 불어났다. 경기 연천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는 이틀 만에 70명이 확진됐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가 잘 퍼지는 겨울이고, 동시다발적으로 감염이 발생하면서 역학조사가 쫓아갈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다음 주 수능 시험이 큰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0명이상 감염 12곳중 8곳이 수도권… “내주 매일 400~600명 예상”

지난 25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583명으로 9개월 만에 최다이자 역대 다섯 번째로 많은 규모로 늘어난 것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402명의 확진자가 나온 영향이 컸다. 확진자 가운데 수도권의 비율은 69%에 달한다. 수도권 교회와 서울 도심 집회 중심으로 번진 2차 유행 당시 최다 확진자 규모(331명·8월 26일)를 크게 넘어섰다.

이번 3차 유행은 국내 인구의 절반(2593만명)이 살고 있는 데다 직장 통근 등으로 지역 내 이동이 많은 수도권에서 번지고 있고, 대규모 집단감염을 중심으로 했던 1·2차 유행과 달리 일상 속 집단감염으로 퍼지고 있다. 또 60세 이상 확진자가 많았던 2차 유행과 달리 활동이 많은 20~40대 등 젊은 층 감염 비율이 높아 전파 속도가 빠르다는 특징도 있다. 지난 2주간(12~25일) 50세 미만 확진자 비율은 60%로, 2차 대유행 초기인 지난 8월 13~26일(47.5%)보다 12.5%포인트 높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위기대응분석관은 26일 “수학적 예측 결과 12월 초까지는 일일 400~600명의 신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소규모 동시다발에서 대규모 확산으로

방역 당국은 이달 초부터 본격화한 3차 유행에 대해 “소규모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족·동창 모임과 체육시설 등에서 10~20명대 집단감염이 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마포구 홍대새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가 26일 낮 12시 현재 119명으로 집계되는 등 집단감염 규모가 커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 사우나 두 곳 관련 집단감염은 사우나 이용자가 방문한 인근 체육시설을 통해 연쇄 감염이 일어나 누적 확진자가 119명이 됐다. 11월 발생한 30명 이상 집단감염은 12건으로 이 가운데 경기 용인 키즈카페(누적 80명)와 서울 강서구 에어로빅 학원(66명), 인천 연수구 유흥주점(38명) 등 8건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경남 진주에서는 제주도 단체 연수를 다녀온 마을 이장단을 중심으로 34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11월에 발생한 30명 이상 수도권 코로나 집단감염

이상원 질병관리청 위기대응분석관은 “소규모 유행에서 감염된 환자들이 다시 다른 유행의 감염원이 되고 있다”며 “현재의 환자 증가세는 역학조사를 통해서 환자와 접촉자를 격리하거나 마스크 착용 등과 같은 위생 수칙 준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감염 속도가 빠르고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영준 질병관리청 역학조사분석담당관은 “(감염 확산) 속도는 (역학조사) 대응팀을 증가시킨다고 하더라도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했다.

◇춥고 건조한 겨울, 코로나 대폭발 우려

코로나 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한 겨울철에 전파력이 높아진다.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밀폐된 실내 공간을 고리로 연쇄 감염이 확산하고 있어 코로나 유행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방역 당국은 우려했다.

이런 상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이번 3차 유행을 전국적 대유행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당장은 확진자 숫자가 많아 보이진 않지만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새로운 감염 고리가 나오는 것은 위험한 신호”라고 했다. 이상원 위기대응분석관은 “경기 용인 키즈카페를 통해 감염된 사람들이 강원도 속초에서 가족 모임을 해 감염이 전파되고, 강원도 철원의 김장 모임으로, 경기 포천의 요양병원으로 퍼지는 등 추가 전파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지자체별 거리 두기 강화 잇달아

지난 24일 수도권에 2단계 거리 두기를 실시하는 등 방역 조치 강화에도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방역 당국은 추가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수도권 거리 두기 2단계 상향 조정의 효과를 지켜보고 다음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들은 중앙 정부와 별도로 거리 두기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 박유미 시민안전국장은 26일 “전문가 회의를 거쳐 (현재의 2단계 거리 두기보다) 더 강력한 방역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전남 순천(지난 20일), 경남 하동(21일)·진주(26일) 등 자체적으로 2단계를 실시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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