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CEO가 지식재산 경영의 키를 잡아야 한다

정성창 지식재산과 혁신생태계연구소 소장 2020. 11. 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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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올해는 전 세계에서 약속이나 한 듯이 굵직한 특허소송 사건이 있었다. 우리 산업계에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지난 10월 미국에서는 3조7000억원이라는 미국 역대 최고의 특허손해배상 판결이 나왔다. 그에 앞서 8월 중국에서는 애플이 중국 토종기업으로부터 피소되었다. 유럽에서는 노키아와 벤츠의 특허소송에서 벤츠가 패소하여 자동차 판매 중지 위험에 처했다.

정성창 지식재산과 혁신생태계연구소 소장

일본에서는 중소기업 간 소송에서 약 50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다. 일본 언론은 이 사건을 특허 손해배상액이 높아지는 조짐으로 해석했다.

이들 글로벌 특허소송 뉴스는 미국판 게임의 법칙이 중국, 일본, 유럽으로 확대되는 신호이다.

글로벌 특허소송의 진원지는 1980년대 미국이다. 1980년대 미국은 반특허정책을 폐지하고 친특허정책으로 돌아섰다. 시대의 변화를 직감한 HP, 인텔, 반도체 전문기업인 TI 등은 특허를 대폭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이들 기업 가운데 특허소송의 포문을 연 선두기업은 TI였다. TI는 특허소송을 먼저 제기하고 라이선스 협상을 하는 방식으로 7년 동안 2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TI의 거침없는 특허 공세에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산업계는 몸서리치는 경험을 했다.

특허소송이 거세지자 미국 기업 등은 지식재산 경영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IBM이 가장 대표적이다. 1993년 IBM의 루 거스너 회장은 지식재산 최고 책임자(CIPO)를 임명하고 본격적인 지식재산 경영을 추진했다. 3년이 지나 IBM의 특허 수익은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시대 변화를 통찰한 빌 게이츠도 CIPO를 영입하고 IBM의 뒤를 따랐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6만1000건의 특허를 보유한 ‘특허공장’으로 변신했다. 최근의 지식재산 경영은 인수·합병, 신사업 기획 등으로 그 폭이 넓어지고 있다.

우리 산업계에서 지식재산 경영을 도입하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특허소송과 지식재산 경영은 결코 한 철의 바람이 아니다. 새로운 흐름을 보고 지식재산 경영을 도입하는 우리 기업이 많아졌으면 한다.

정성창 지식재산과 혁신생태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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