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논술 못 볼까 봐..수능 결시율 '역대 최고' 될 듯

이성희 기자 2020. 11. 2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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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커뮤니티에 고민 호소
등급별 규모 줄어 '변수'로

[경향신문]

“논술·적성 고사 준비하는 분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보러 가시나요? 코로나19 확진되면 응시 불가라고 들어서 갈지 말지 고민이에요.”

수능을 일주일 앞둔 26일 각종 입시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고민을 호소하는 수험생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학생부교과전형이나 논술전형 등에 지원한 이들이다. 굳이 수능 점수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괜히 수능을 치렀다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수능 직후 실시되는 면접과 논술 등 대학별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수능을 보겠다고 원서를 제출한 수험생들이 수능을 목전에 두고 응시 여부를 고민하는 것은 최근 가파르게 확산 중인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다음달 3일 수능 당일에는 한 교실에서 수험생 24명가량이 하루 종일 모여 있어야 해, 일각에서는 수능 고사장 집단감염을 우려하고 있다.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별도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르지만,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추가 감염 위험이 높아지면서 수능 포기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입시업계에서는 올해 수능 결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수능 결시율은 11.7%로, 현재 수능 체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 결시율은 이보다 최소한 2~3%포인트는 높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코로나19 탓에 수능 준비에 소홀했거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사람 등 자연적인 포기자와 감염 위험을 피하기 위한 미응시 학생들도 많다”며 “부분 과목만 응시하려는 학생들로 과목별 결시율도 최대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결시율 상승은 2021학년도 대학입시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수능은 상대평가인데, 전체 응시인원이 줄면 등급별 인원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올해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수능 응시자가 49만3000여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상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평소 1~2등급을 받던 수험생들이 2~3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전형에 지원한 수험생의 경우 대학이 요구하는 등급을 받지 못해 떨어지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달 사례가 늘어나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보는 대학의 실질 경쟁률은 낮아지겠지만, 최저기준을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결시율이 높아지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희소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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