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온라인 수업' 여파로 F학점 속출

이상미 기자 2020. 11. 2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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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미국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생들이 받아든 성적표에는 예년보다 F학점이 대폭 늘었는데요. 

특히 장애가 있는 학생과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학생들이 입은 타격이 컸습니다. 

이상미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온라인 수업으로 학업 성취도가 떨어질 거란 우려가 컸는데, 결국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이상미 기자

지금까지 우려하는 목소리는 많았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없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 함께 보시면요. 

버지니아 주의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 사례가 나옵니다. 

최소 두 과목에서 F학점을 받은 학생 비율이 지난해까지는 6% 수준이었거든요. 

그런데 11%로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학생 수로 따지면 만명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떤 학생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겁니까? 

이상미 기자

장애가 있는 학생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이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장애 학생들이 최소 두 과목에서 F를 받는 비율은 2배 이상 늘었고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의 35%가 최소 두 과목에서 F를 받았습니다. 

또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영어와 수학 과목에서 부진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인종으로 따져보면 라틴계 학생들의 성적 하락이 두드러졌는데요. 

최소 두 과목에서 F를 받은 비율이 13%에서 25%로 뛰어올랐습니다. 

이번 분석 결과에서 주목해야할 점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상위권과 중하위권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겁니다. 

평소에도 공부를 잘하던 학생들의 성적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안정적인 가정환경에서 부모의 지원을 받아온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하더라도 출석도 잘하고, 수업도 잘 따라온다는 겁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그렇지 못했던 학생들인데요. 

성적이 중위권 이하인 학생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C,D,F 학점을 받았습니다. 

이 학생들은 과거에 F학점을 받은 적이 없었던 과목에서도 F학점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교육당국은 어떤 대책을 갖고 있습니까? 

이상미 기자 

우선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숙제도 과목별로 일주일에 한 시간 이내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주고요. 

채점 방식도 보다 유연하게 바꾸고, 시험에 재응시할 기회도 충분히 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 교사와 학생들은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는데요. 

한 고등학교 교사는 매주 추가 근무를 하고 있지만,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했습니다. 

교사가 책임져야 하는 학생 수가 너무 많아서 학생 개개인의 가정환경을 파악하고,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이유로 학급당 학생 수를 스무명 이하로 낮추자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는데요. 

코로나 사태로 학력 격차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교육현장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이번에는 미국 뉴저지주의 뉴워크 지역으로 가보겠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고등학교 유형에 따라 격차가 심하게 벌어지고 있다고요? 

이상미 기자

네. 미국의 교육 전문매체 찰크비트는 뉴워크 지역의 공립 학교들이 불평등하게 갈라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먼저 미국 공립고등학교 유형부터 간단하게 정리해보면요. 

우리나라에서 일반고라고 부르는 고등학교가 있고요. 

특목고처럼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학교가 따로 있습니다. 

'마그넷 스쿨'이라고 부르는데요. 

수학이나 과학 등 특정한 교과목의 심화 교육과정을 운영합니다. 

이 마그넷 스쿨에서는 중학교 성적과 출석률, 그리고 입학시험 점수를 기준으로 학생들을 뽑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이 학교로 몰립니다. 

당연히 학교에 입학한 이후에도 일반 공립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보다 학업 성취도도 높고, 대학 진학률도 높습니다. 

반대로 일반 공립학교에는 마그넷 스쿨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 또 특수교육을 받거나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어서 이중언어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습니다. 

마스넷 스쿨이 가장 많은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은 일반 공립학교에 떠넘기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빼돌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이런 격차가 더 두드러졌다고요? 

이상미 기자 

원격수업이 시작되면서 출석률이 문제가 됐는데요. 

뉴워크의 일반 공립 고등학교 6곳 가운데 4곳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결석률이 급등했습니다. 

반면 6개 마그넷 스쿨 중 5개 학교에서는 결석률이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일반고 교사들은 학생들이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안정적으로 들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는데요.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 해서 수업에 집중할 수 없거나, 와이파이 연결이 끊겨서 수업을 못 듣는 경우도 있고요. 

심지어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돈을 벌어야 해서 일하는 곳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있다고 합니다. 

고교 서열화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터지면서, 교육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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