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조' 환영한 野·한발 뺀 與..셈법은?

이화진 2020. 11. 2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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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 하자던 與 "정쟁화는 안 돼".. 당내 부담 부각
'묻고 더블로 가자' 野 "내친김에 추미애 국조도"
정의당 "여야 권력투쟁 그만.. 개혁법안이 더 중요"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여야의 대응 기류가 바뀌고 있습니다.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들며 윤 총장의 사퇴를 압박하던 민주당이 법무부 검사 징계위 결과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한발 물러선 가운데, 야당인 국민의힘은 윤 총장의 국정조사로 진실을 규명하자며 반격에 나선 모습입니다.

뒤바뀐 여야의 전략, 이유는 무엇일까요?


■ '국정조사' 주장하던 與 "정치 쟁점화 할 사안이 아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국정조사를 언급한지 만 하루가 지난 오늘(26일), 민주당은 법무부의 검찰 징계위원회 결과에 대한 판단이 먼저라고 밝혔습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조를 하겠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하기 위해 국조나 특별수사로 진상을 규명하자고 말한 거다. 징계위 절차 이후 논의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어제 국정조사와 특별수사를 함께 언급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또한 오늘 회의에서 '검찰 내부 불감증'을 거론하며 성찰을 요구했을 뿐, 윤 총장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공개적으로 국정조사에 반대하는 의원도 나왔습니다.

국회 법사위 소속인 박주민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국정조사가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정치 쟁점화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오늘 비공개 회의에서 논란을 키우고 벌려서 정치 쟁점화할 사안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왔다"며 "국정조사는 나중에 필요하다면 하는 거고, 지금은 신속한 징계절차가 필요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핵심 관계자 또한 "어제 김태년 원내대표가 국정조사와 특검 모두를 언급했는데, 특검이 수용된다면 국정조사는 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 '국정조사 환영' 野 "묻고 더블로 가자.. 추미애 장관 국조도 동시에"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기류 변화와는 반대로 국정조사를 적극 수용하겠다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내친김에 윤 총장뿐 아니라 추미애 장관의 국정조사도 병행해 감찰 과정의 불법 여부까지 검증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윤 총장과 추 장관의 국정조사가 동시에 이루어지면, 검찰개혁과 공수처 등 주요 현안과 여권을 향해 민심의 역풍이 불거라는 계산입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비상대책위회의에서 "검찰총장 직무정지 사유와 함께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과 검찰권 남용 등에 대해서도 문제 없는지 포괄적인 국정조사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묻고 더블로 가자'는 표현을 쓰며 "민주당 이낙연 대표께서 말씀하신 윤 총장 국정조사에 환영하고 적극 수용하겠다"며 "다만 추미애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도 피해갈 수 없으니 함께 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 내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를 배제하고 윤석열 총장의 단독 국정조사만 받아도 문제 없다며, 국조 추진에 힘을 싣는 분위깁니다.

윤 총장의 혐의가 불분명하다는 당 차원의 확신과 더불어, 추 장관의 경우 국정조사가 아닌 법사위 현안 질의로도 쟁점을 정리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추 장관의 국조를 함께 요구하면 민주당이 국조 자체를 정쟁을 이유로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깔려 있습니다.

국회 법사위 위원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만약 민주당이 윤 총장의 국정조사를 돌연 어렵다고 반대한다면 윤 총장 혐의에 대한 자신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확실한 혐의가 아니라 추상적인 이유로 직무배제 한 것이 드러나면 정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늘 페이스북에 '윤 총장의 단독 국조를 받아 들여도 된다'고 글을 올린 하태경 의원 또한 "윤 총장의 국정조사가 성립되면 추 장관의 소명 또한 자연히 따라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여야 합의로 성사되는 국정조사 특성상, 여당이 한 발 물러서면서 실제로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 여야 비판한 정의당 "권력 투쟁 그만…개혁법안이 더 중요"

이런 가운데 정의당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주요 개혁법안을 뒤로 미뤄놓고 법무부와 검찰 갈등을 정치 쟁점화 하며 권력 투쟁에만 내몰리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야를 겨냥해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싸움을 또 보아야 하나, 이제 그만 하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가 토론해야 할 것은 권력 투쟁이 아닌, 안전하게 일할 권리이고 몸에 대한 안전한 보장"이라며 "이낙연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제 그만하시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받고 낙태죄 폐지까지 더블로 가자"고 촉구했습니다.

이화진 기자 (ho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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