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왕이, 한중·한중일 협력 논의..시진핑, 코로나 안정되면 방한

"北 국제정세 관망" 평가에 공감대..바이든 행정부 전망 공유
'수교 30주년' 앞두고 협력 강화..한한령 해제 협조 당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6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1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한국과 중국이 26일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진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조속히 성사시키기로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회담은 오전 10시25분부터 1시간30분가량 진행됐으며, 양 장관은 회담 직후 서울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으로 자리를 옮겨 업무오찬을 가졌다.

강 장관과 왕 위원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협력, 정상 등 고위급 교류, 우호정서 증진, 실질협력 등 양자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국제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폭 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시진핑, 코로나19 안정되는대로 방한…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도 협력

한중 양측은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대로 시 주석의 방한을 성사시키자는 데 뜻을 모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측에서 방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왕 위원은 회담 직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시 주석의 방한 조건에 대해 마스크를 가리키며 "다들 마스크 쓰고 있지 않느냐"며 "이런 것들이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우리 정부가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와 유동적인 지역·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3국 협력이 더욱 긴요함을 재확인하고 한중일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한중 양측은 양국 외교부간 가지고 있는 대화체를 활발히 가동하고, 교류사업을 활성화 하자는데도 공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가까운 시일 내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 한중 인문교류 촉진위, 한중 해양사무협력대화 등을 개최할 수있도록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왕 위원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강경화 장관의 방중을 초청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양측간 실무 차원에서 협의해나가자고 화답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공감대…美 바이든 행정부 협력 기대감도

양측은 앞으로도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킬 수 있도록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야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핵 등 한반도 문제는 오찬때 집중적으로 논의됐다"며 "통시적 관점에서 한반도 문제를 조망하고 북한 문제 현황에 대한 평가, 향후 대응에 대해 협의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양측은 한반도 상황이 유동적이고, 북한도 코로나19 상황속에서 미국 행정부 교체 등 국제 정세를 보며 상황을 주시·관망하고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중국 측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협력 의사를 전했으며, 양국은 각급 전략적 소통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지역·국제문제와 관련해 각측의 평가와 입장을 공유하고, 코로나19 대응 협력이나 경제회복, 역내 평화와 안정유지 등 국제사회 노력에 기여할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양측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등 최근 국제 정세에 대한 평가와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외교부 당국자는 "큰 틀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관계 향방에대한 언급들이 오갔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다자주의와 국제적 협력 관점을 가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문화콘텐츠 부문 中 협조 요청…2021~2022 '한중 문화교류의 해'

양측은 이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서도 협의를 진행했다. 다만 양측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한령과 관련해 강 장관은 문화·콘텐츠 사업 활성화를 위한 중국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왕 위원은 이 분야에서도 더 소통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017년 정상방문 이후 한중간 제반 교류, 특히 문화부분은 정상화됐는데 일부 제약이 남은 부분이 문화콘텐츠 분야"라고 설명했다.

양측은 정상간 합의를 바탕으로 2021~2022년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준비하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022년은 한중 수교 30주년이자 베이징 올림픽이 있는 해"라며 "이를 앞두고 교류를 확대하기로 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양측은 향후 5년간 경제협력 청사진을 제시하는 '한중경제협력공동계획' 문건 채택 노력을 가속화하고, 한중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한중관계미래발전위원회' 출범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아울러 양 장관은 천인갱 보존 및 기념을 위한 공동조사를 추진하기로했으며, 미세먼지 등 환경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양국 장관 간 긴밀 소통이야말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 내실화, 양국 정상 합의한 한중 관계 미래지향적 발전을 추진해나가는 데 있어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minss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