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에 굴욕당했던 MF "지금도 악몽 시달려.. 최고로 기억될 것"

디에고 마라도나가 지난 1986년 멕시코에서 열린 FIFA 월드컵 8강 잉글랜드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DB

과거 디에고 마라도나에게 '전설적인 실점'을 허용했던 선수가 당시에 대해 회고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1986년 국제축구연맹(FIFA) 멕시코 월드컵에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출전했던 미드필더 피터 리드는 26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에 기고한 글을 통해 마라도나를 만났던 당시를 추억했다.

마라도나가 중심이 된 아르헨티나는 1986년 월드컵 8강에서 잉글랜드를 상대했다. 당시 마라도나는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잡은 뒤 돌파를 시작, 잉글랜드 수비와 골키퍼 5~6명을 제치고 득점에 성공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는 지금도 세계축구계 최고의 골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멋진 골 장면이다.

리드는 이 글에서 "난 그당시 마라도나가 우리를 상대로 기록했던 득점 때문에 여전히 악몽을 꾼다"며 "(꿈 속에서) 나는 마라도나를 따라잡기 위해 뛰고 또 뛴다. 땀에 범벅이 되도록 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그를 잡지 못한다"고 푸념했다.

리드는 마라도나가 이 득점 이전에 기록했던 이른바 '신의 손' 골에 대해 "그를 여전히 용서하지 못했다. 그건 속임수였다"고 지적하면서도 "두 번째 골은 내가 여지껏 봤던 것 중 최고였다. 마라도나는 지구상을 걷는 이들 중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 중 하나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어 "마라도나는 잉글랜드 사람들이 그를 증오하는 것 만큼이나 경기장 밖에서 사랑스러운 남자였다"며 "그는 사교적이었고 좋은 동료이자 축구에 열정적인 남자였다. 그에 대한 우리(영국인)들의 기억이 어떻든 그의 유산은 최고로 기억될 것"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마라도나는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3일 동안 국가적 애도기간을 선포하는 한편 마라도나의 시신을 대통령궁에 안치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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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달 기자 gunners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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