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에 경기장 라이트 점등..슬픔에 빠진 아르헨티나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2020. 11. 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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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부에노스아이레스에 1976년 마라도나의 프로 데뷔를 기념해 이름 붙여진 디에고 아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한 축구팬이 슬퍼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가 삶의 일부나 다름없는 아르헨티나는 ‘축구 영웅’을 잃자 비통함에 빠져 있다. 아르헨티나는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마라도나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앞으로 3일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마라도나의 시신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통령궁 카사로사다에 안치되고, 대통령궁에서는 일반인들도 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할 수 있게 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축구를 정상으로 이끌었고, 온 국민을 행복하게 했다”며 “그가 존재해 감사하며, 영원히 그리워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마라도나를 상징하는 ‘D10S’ 등 다양한 배너도 아르헨티나 구석구석에 걸렸다. ‘D10S’는 ‘신’을 뜻하는 스페인어 ‘DIOS’에 마라도나의 등번호 ‘10’이 조합된 의미다. 마라도나가 뛰던 보카주니어스의 홈 라 봄보네라 스타디움은 마라도나를 추모하는 의미로 밤 10시에 라이트를 켰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1976년 마라도나의 프로 데뷔를 기념해 이름 붙여진 디에고 아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는 전광판에 마라도나의 등번호 ‘10’과 함께 ‘1960-∞’ 이미지를 표출해 애도했다.

마라도나가 뛴 보카주니어스의 홈 라 봄보네라 스타디움이 밤 10시에 추모 의미로 라이트를 켰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마라도나가 숨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은 물론 시신 안치소, 라 봄보네라 스타디움, 마라도나 스타디움 등에는 팬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고인을 그리워했다. ‘AP통신’과 인터뷰한 한 팬은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다. 그와 같은 선수는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도 마라도나의 별세에 애도를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에서 몇 차례 마라도나와 만난 바 있다. 마라도나는 로마에서 여러 번 ‘평화를 위한 축구 경기’에 참가해 수익금을 교황 자선기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한 경기에서 교황에게 ‘프란시스 교황께, 애정과 세계 평화의 염원을 담아 드립니다’라고 적은 운동복을 선물하기도 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은 마라도나의 별세 소식을 듣고 최근 몇 년 동안 화기애애 한 분위기 속에서 만났던 일을 떠올렸다”며 “교황은 최근 마라도나의 건강이 좋지 않았던 때와 마찬가지로 그를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교황청 공식 웹사이트는 마라도나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그를 ‘축구의 시인’(poet of soccer)이라고 평가했다.

한 축구팬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광장에서 마라도나를 추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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