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지 못해도..묵묵히 우승 이끈 NC의 불펜들
[스포츠경향]
지난 24일 NC의 우승으로 끝난 한국시리즈에서는 주로 선발 투수들이 주목을 받았다.
1차전과 4차전, 그리고 6차전에서 등판한 드류 루친스키의 활약이 돋보였다. 2차전, 5차전에서 호투를 펼친 구창모와 4차전 선발 투수였던 송명기 등이 NC 마운드의 미래를 짊어질 재목으로 꼽혔다. 이들은 데일리 MVP를 한 차례씩 받았다.
이에 반해 뒤를 받쳐줬던 불펜 투수들은 스포트라이트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었다. 불펜에서 몸을 풀다가 팀이 필요할 때마다 등판했던 이들은 각자의 사연을 안고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2015년 암투병을 했던 원종현은 그 해 플레이오프에서 시구자로 선정돼 155㎞의 공을 뿌린 기억을 살리며 부활을 알렸다. 다음해에는 병을 완전히 털어내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 등판까지 했다. 3경기에 나서 2.1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4년 뒤 다시 한국시리즈를 맞이한 원종현은 팀의 마무리로 발돋움했다. 마무리 보직 전환 첫 해인 지난해 60경기에서 31세이브를 올렸던 원종현은 올해 58경기에서 30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1위 수성에 힘을 보탰다. 올해 한국시리즈 4경기에 나서 3.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6차전에서 팀의 우승을 이끄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포효했다. 그는 “팬들에게 첫 우승을 선물해드릴 수 있어 기쁘다. 첫 우승을 하기까지 항상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다시 한번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진성은 우여곡절 끝에 이번 시즌을 맞이했다. 2020시즌을 맞이하면서 직전해 2억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삭감된 연봉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지에서 도장을 찍었지만 김진성은 연봉이 삭감된 것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했고 코칭스태프와 상의한 끝에 귀국을 결정했다.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고 김진성은 6월이 되어서야 1군 마운드에 다시 오를 수 있었다.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은퇴’를 생각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김진성은 한국시리즈에서 ‘백조’로 변신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 6차전에 모두 등판하는 투혼을 펼쳤고 6경기에서 6.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팀 동료들에게 미안했다”면서 “나에게 기회를 준 이동욱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좌완 불펜 임정호도 팀에 필요한 존재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미디어데이부터 NC의 좌완 불펜들을 경계했다. 이동욱 NC 감독이 가장 믿는 왼손 투수는 임정호였다.
임정호는 정규시즌 69경기에 나서면서 상대 좌타자들을 상대했다. 69경기는 리그 3번째에 해당하는 경기 수다. 그는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에 등판했고 1.2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정규시즌만큼의 활약은 아니었지만 팀에 몇 안 되는 좌완 투수로서 마운드를 지키는데 한 몫을 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선수들에게 “모두 사랑하고 너무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주목을 받지 못했어도 NC의 불펜 투수들은 팀의 우승에 반드시 필요한 자원들이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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