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나사풀린 軍..北 주민 철책 넘을 때 '감지 유발기' 나사 풀려 경보 불통

GOP 철책에 설치된 광망 감시센서. 문화일보 자료사진

동부전선 北 주민 GOP 월책 때 경보 미작동 원인 확인…군, 감지 유발기 전수조사

지난 3일 북한 주민이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경계부대 일반전초(GOP) 철책을 넘을 당시 감지시스템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던 것은 광망(철책선 감지센서)과 연결된 ‘감지 유발기’ 내부 나사가 풀린 결함 때문으로 드러났다. 군 안팎에서는 장비 자체뿐만 아니라 장비관리에 한계를 드러낸 군 경계에도 ‘나사가 풀린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육군 관계자는 26일 광망 경보음이 발생하지 않은 원인에 대해 “귀순자가 월책 시 철주(철책 기둥)를 이용해 광망에 일정 수준의 하중이 가해지지 않은 데다 광망과 연결된 ‘상단 감지 유발기’에 하중이 가해졌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군 당국과 광망 설치 전문업체와 철책 감지시스템을 정밀조사한 결과 리벳(금속재료 결합용 기계)으로 고정된 ‘감지 유발기’ 내부의 나사가 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전방부대서 근무한 한 예비역 장교는 “전방 경계부대가 보수하려고 해도 광망 감지시스템의 수리 부속품이 제때 공급이 안 되는 데다 험준한 지역 경계 근무에다 보급로 확보에 시달리는 장병들에게 수리 보수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합참은 “전방부대 철책에 고정된 ‘상단 감지 유발기’의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상단 감지 브라켓(bracket·압력측정 장치)’ 미설치 지역은 추가로 설치하는 등 취약지역 감시장비를 보강, 교체하겠다”며 “GOP 과학화경계시스템 성능 개량사업도 조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태풍 ‘링링’ 북상 때 강화도 접경지역 감시장비 광망 645개가 고장 났지만, 정비인력은 고작 3명이 투입됐고, 인력 부족 탓에 정비 완료까지 최장 139일 걸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충신 선임기자

[ 문화닷컴 바로가기 | 문화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 | 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