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은 예비살인" 대만인 부부가 靑국민청원 올리게 된 사연

이유지 2020. 11. 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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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유학 중이었던 딸을 음주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로 잃은 한 대만인 부부가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리게 된 사연이 알려지면서 26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청원인은 "6일 저녁 28살의 젊고 유망한 청년이 횡단보도의 초록색 신호에 맞춰 길을 건너는 도중 만취한 음주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그 자리에서 손 써볼 겨를도 없이 사망했다"고 운을 뗐다.

대만 일간 연합보 등은 25일 한국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한 쩡이린(曾以琳) 부모의 사연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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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자 신호 위반으로 한국에서 외동딸 잃어
"이기적인 음주운전이 딸 생명, 희망 앗아가" 호소
음주운전자의 신호위반으로 사망한 대만 유학생 쩡이린의 부모. EBC 방송 캡처

한국에서 유학 중이었던 딸을 음주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로 잃은 한 대만인 부부가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리게 된 사연이 알려지면서 26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3일 '횡단보도 보행 중 음주운전자의 사고로 28살 청년이 사망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까지 13만6,277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6일 저녁 28살의 젊고 유망한 청년이 횡단보도의 초록색 신호에 맞춰 길을 건너는 도중 만취한 음주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그 자리에서 손 써볼 겨를도 없이 사망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제 절친한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그녀는 한국에 온 지 5년이 돼가는 외국인 친구였고, 그 누구보다 본인의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학생이었다"며 "수년간의 힘든 타국생활에도 한국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깊었고, 어쩌면 친구가 나고 자라온 고국보다 더 오래도록 머물고 싶어했을 나라일지도 모르겠다"고 회상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짧게나마 한국에 올 수 있었던 친구 부모님께서 들을 수 있었던 말은 '사연은 안타깝지만 가해자가 음주한 상태에서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에 처벌이 오히려 경감될 수 있다'는 말뿐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은 예비 살인 행위로, 다른 범죄보다 더욱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끔찍한 음주운전 사고에 단 한 명이라도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음주운전 관련 범죄에 대해 더욱 강력한 처벌이 내려지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부모 "더는 딸의 예쁜 목소리 들을 수 없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원에는 자세한 사연이 드러나 있지 않으나 이 사고로 딸을 잃은 대만인 부부가 현지 언론을 통해 비통한 심경을 전하면서 배경이 알려졌고, 청원에 참여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해당 청원은 이들 부부가 딸의 한국 친구에게 부탁해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일간 연합보 등은 25일 한국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한 쩡이린(曾以琳) 부모의 사연을 보도했다. 신학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쩡이린은 6일 교수 면담 후 귀가하던 중 강남구 한 횡단보도에서 음주 운전자의 차량에 치인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아버지인 위생복리부 산하 자이(嘉義) 병원의 의사 쩡칭후이(曾慶暉)는 급히 한국을 찾은 후에야 음주 운전자의 신호 위반으로 하나뿐인 딸이 사망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화장한 딸의 유골과 고국으로 돌아온 부부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기적인 범인이 딸의 생명과 우리의 희망을 앗아갔다"며 "더는 딸의 예쁜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들 부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청원 독려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 대통령과 국회의원에게도 음주 운전과 그로 인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 엄중 처벌을 청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 사건과 관련해 서울 수서경찰서는 가해자를 구속하고 1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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