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감독의 '경청 리더십'..김진성·양의지 의견 적극 수용

최인영 2020. 11. 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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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써 주세요"·"송명기 올려요"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
우승 트로피 들어 올리는 NC 11월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4-2로 승리를 거두며 창단 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NC 이동욱 감독과 주장 양의지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이동욱 감독이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서 김진성(35)과 양의지(33)의 말을 듣지 않았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NC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끈 이동욱 감독은 선수들의 의견을 허투루 넘기지 않는 '경청 리더십'을 보여줬다.

NC는 지난 17∼2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6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4승 2패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전 경기에 등판한 투수가 있다.

베테랑 우완 불펜 김진성이다.

김진성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6경기에 모두 등판해 6⅔이닝 5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철벽투'를 펼치고 3홀드를 수확해 NC 우승에 기여했다.

단순히 자주 등판한 것이 아니었다. 김진성은 늘 위기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1차전은 4-2로 앞선 6회초 1사 2, 3루에서, 2차전은 1-3으로 밀린 7회초 무사 1루에서, 3차전은 6-6으로 따라잡힌 7회말 무사 1, 3루에 등판했다.

4차전에선 2-0으로 앞선 6회말 무사 1루, 5차전은 8회초 5-0으로 앞선 무사 3루에서 긴급 투입됐고, 6차전에서도 어김없이 4-0으로 앞선 7회초 무사 1, 2루에 투입돼 팀을 구했다.

역투하는 NC 김진성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규시즌이었다면 불펜 투수의 6경기 연속 등판은 '혹사' 논란에 휩싸일 법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김진성의 전 경기 등판은 이 감독과 김진성의 두터운 신뢰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김진성은 이 감독에게 힘이 넘친다며 '많이 내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감독은 김진성이 좋은 구위를 보여주면서도 효율적으로 투구하는 것을 보고 그를 계속 중용했다. 김진성은 3차전(24구)을 제외하고 경기당 10개 안팎(8∼15구)의 공을 던졌다.

사실 김진성은 올해 시즌 전 연봉 협상 결과를 납득하지 못하고 미국 스프링캠프 도중 귀국해 물의를 일으켰다. 그래서 2군에서 개막을 맞았고 여름이 다 돼서야 1군에 합류했다.

그러나 김진성은 시즌 중반 크게 흔들렸던 NC 불펜에 큰 힘을 줬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투혼을 불태우며 팀에 우승을 선물했다.

이 감독은 자칫 미운털이 박힐 뻔한 김진성을 포용하고 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그는 오히려 "현재 불펜에서 가장 믿음직한 투수가 김진성",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선수"라며 무한 신뢰로 김진성의 기를 살려줬다.

NC 양의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감독은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인 6차전 승부처에서 포수 양의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4-2로 앞선 8회초를 앞두고 이 감독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2이닝만 더 막으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7차전까지 가면 너무 많은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6차전에서 끝내야 했다.

NC는 선발투수 드루 루친스키(5이닝 무실점)와 마이크 라이트(1이닝 1실점), 임정호(1실점), 김진성(1이닝 무실점)을 차례로 투입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 감독은 김진성을 8회초에도 올려야 하는지 고민했으나, 김진성이 지쳐가는 기색을 보여 걱정하고 있었다.

그때 더그아웃에서 양의지가 투수코치에게 '송명기는 준비 안 하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이 감독 귀에 들렸다.

송명기는 4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승리를 따낸 투수다. 이틀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양의지는 송명기의 공에 힘이 넘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양의지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던지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고, 이 감독은 양의지를 믿고 실제로 송명기를 투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송명기는 8회초를 삼자범퇴로 끝내며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그리고 NC는 창단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이 감독이 선수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그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이기도 했다.

이동욱 감독 헹가래하는 NC 다이노스 선수들 11월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통합 우승을 차지한 NC 선수들이 이동욱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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