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희의 두 얼굴 [인터뷰]
[스포츠경향]

여전사인 줄로만 알았더니 ‘팜므파탈’ 매력도 물씬하다. 배우 장진희가 천만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에선 몸 잘 쓰는 보디가드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더니, ‘럭키 몬스터’(감독 봉준영)에선 남편 ‘맹수’(김도윤)와 사채업자 ‘만수’(우강민) 사이를 오가는 여인 ‘리아’로 분해 색다른 볼거리를 선물한다.
“기존 이미지랑 많이 달랐죠?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연기했는데 팜므파탈로 봐주다니 성공했네요. 하하.”
장진희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시국 속 ‘럭키 몬스터’를 어렵게 내놓는 심정과 16살부터 런웨이를 서며 시작한 연예계 생활, 앞으로 꿈 등 다양한 질문에 그만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가장 많이 들은 디렉션? ‘어사무사하게’”
‘럭키 몬스터’는 이상하고 독특한 매무새를 지녔다. 봉준영 감독과 작업기도 기존과 많이 달랐다는 그다.
“가장 많이 준 디렉션이 ‘어사무사하게 연기해주세요’예요. 혼돈이 살짝 오더라고요. 어사무사하게 연기하라는 게 무슨 뜻이지? 돌아보니 제가 혼란스러웠던 덕분에 신비로운 ‘리아’가 탄생한 것 같아요.”
준비단계에서도 봉 감독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시나리오를 받고 궁금한 게 엄청 많아서 다 적어 갔어요. 봉 감독을 만나면 물어보려고요. 근데 감독이 ‘생각 너무 많이 하지 말아요’라며 딱 쳐내더라고요. 그게 시작이었죠, 이 이상한 영화의 탄생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시나리오를 몇 번이나 다시 보게 되더라고요. 볼 때마다 궁금증이 달라지는 색다른 경험을 했어요.”
원래는 다른 배역으로 오디션을 보러 갔다가 봉 감독이 그에게서 ‘성리아가 보인다’며 다시 오디션을 제시했다.
“그러게요. 제게서 왜 성리아 느낌을 본 걸까요? 저랑 ‘리아’와 비슷한 건 악의가 없다라는 점 뿐이거든요. 다른 점은 리아랑 달리 전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

■“돌아본 지난날? 100점 주고 싶어요”
16살 어린 나이부터 런웨이에 올랐다. 모델로서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꿋꿋하게 20여년 간 달려왔다.
“제 인생에 점수를 준다면 100점을 주고 싶어요. 힘들기도 했지만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니까요. 시련이 사람을 성장시킨다고 하잖아요. 극복하면서 느끼는 희열이 제 원동력이기도 했고요. 성취감처럼 느껴졌어요. 어릴 때부터 제가 파이터 기질이 있었나봐요. 하하.”
‘극한직업’ 이후 배우로서 욕심이 더 강해졌다. OCN ‘번외수사’ JTBC ‘사생활’에 출연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큰 변화는 못 느꼈지만, 이제 배우로서 조금 얘기할 게 생겼다는 게 기뻐요. 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고요. 악역이나 해맑은 캐릭터 모두 해보고 싶어요. 멜로에도 욕심이 있고요. 경계를 두고 있지 않아요. 최대한 다양하게 연기하고 싶어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하자 인상적인 대답을 내놨다.
“싱크(sync) 안 맞는 배우요. 제 작품을 본 사람들이 ‘저 사람이 그 사람이야?’라고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연기한 캐릭터 이름들이 제 이름보다 먼저 나올 수 있는 배우가 싶고요.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거라는 말처럼 오래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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