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이란식 核해법' 주목.. 북한이 응할지 관건

백소용 2020. 11. 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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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진용 윤곽이 드러나며 이들이 주목하는 이란 핵 합의 모델이 어떻게 북핵 문제에 적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란 핵 합의 모델을 북핵 문제와 연결시켜 보면 향후 동맹국, 중국 등과 공조한 다자 접근법을 통해 핵동결을 전제로 단계적·체계적으로 제재를 완화하는 해법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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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협력 바탕 단계적 접근 전망
외교·안보팀 투톱 블링컨·설리번
북핵 협상, 이란식 모델 적용 관심
先 동결 후 단계적 제재완화 추구
北 일괄타결과 배치.. 난관 예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가운데)이 2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서 차기 행정부 외교·안보 진용을 소개하고 있다. 윌밍턴=AP연합뉴스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진용 윤곽이 드러나며 이들이 주목하는 이란 핵 합의 모델이 어떻게 북핵 문제에 적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이란식 해법이 다자 접근법을 통해 핵 동결을 전제로 단계적·체계적 제재 완화를 추구하는 반면 그동안 북한은 포괄적이고 일괄적인 타결 방식을 선호해왔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외교·안보팀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내정자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북핵 협상에서 이란식 모델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인물들이다.

블링컨 내정자는 북핵 문제 해결에 이를 적용할 의사를 밝혀왔고, 설리번 내정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 핵 협정의 토대를 닦기 위한 초기 회담의 수석대표를 지내는 등 설계에 관여했다.

이란 핵 합의는 2012년 6월 미국 주도로 제재 전문가 등이 참여해 시작됐다. 이후 2013년 11월 잠정적 합의를 거쳐 2015년 4월 최종 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 타결됐다. 내용은 이란이 먼저 원심분리기 수를 줄이고, 농축우라늄은 저농축 및 비축량을 감축하고, 중수로 건설을 포기해야 하며, 약속 이행이 확인되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 등이 석유 금수와 해외자산 동결 등의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것이다. 향후 이행돼야 할 장기적 조치로는 최대 25년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우라늄 농축 공장 등 관련 시설 감시와 사찰을 이행하도록 하고, 10년 동안 협정 위반에 따라 다시 제재할 수 있는 ‘스냅백’ 조항도 넣었다.

협상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유럽연합(EU)까지 참여해 단계적 접근을 통해 신뢰를 쌓고 시설 사찰과 검증 범위 등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성과를 냈다.
이란 핵 합의 모델을 북핵 문제와 연결시켜 보면 향후 동맹국, 중국 등과 공조한 다자 접근법을 통해 핵동결을 전제로 단계적·체계적으로 제재를 완화하는 해법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블링컨 내정자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전날인 2018년 6월 11일 ‘북핵 해결을 위한 최상의 모델은 이란’이라는 제목의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단계적 접근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일부를 완화하는 조건으로 북한의 모든 핵프로그램 신고, 국제감시 하에 농축·재처리 시설 동결, 일부 핵탄두와 미사일 폐기 등을 이행하는 중간합의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다음 단계에서 포괄적 합의를 하기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블링컨 내정자는 밝혔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비핵 정책을 유지하며 비핵화 협상에도 적극적이었던 이란과 달리 북한은 핵무장을 천명해온 데다 외부지원 없이 자력갱생으로 제재를 극복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상태다.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 협상에서 핵 신고와 폐기에 이은 완전한 비핵화를 경제제재 해제, 북·미 관계 정상화와 맞교환하자는 해법을 강조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북한은 2019년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에서 미국이 자신들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적대시 정책을 선제적으로 철회하라고 밝힌 바 있다”며 “북핵을 동결하겠다는 의지가 높은 바이든 행정부의 북핵 협상에 북한이 응할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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