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메타버스를 아시나요?

김미향·출판평론가 2020. 11. 2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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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동안 재미난 걸 봤다. 면접을 훔쳐본 것이다. 게임의 한 종류인 ‘VRChat’에서 진행되는 면접이었다. 실제 고용자와 구직자를 연결해 면접을 하는 콘텐츠를 보면서 여러모로 감탄했다. 코로나로 모든 것이 비대면화돼 가고 있는 요즘, 비대면 면접의 새로운 모델을 보는 것 같아 신선했다.

두 번째로 감탄한 건, ‘VRChat’ 면접이 순도 99% 블라인드 면접이었다는 점이다. 회사 대표도, 구직자도 아바타로 대화를 나누니 외모로 당락이 결정될 일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대화는 물 흐르듯 흘러가 실제 대면 면접과 거의 다를 바가 없었다.

게다가 이 콘텐츠를 보면서 제삼자 입장으로 배우는 점이 많았다. 대표들 모습에선 실제 기업에서 면접을 봐야 하는 인사 담당자로서 구직자에게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물어봐야 할지 알 수 있었다. 인사 담당자 역시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 좋은 질문으로 면접을 잘 준비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구직자들의 모습에선 압박 질문에는 어떤 대답을 해야 현명한지, 구직자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는 대답은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같은 ‘메타버스(metaverse)’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장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메타버스’란 현실 사회의 판박이인 가상의 온라인 세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최근 한 유명 연예기획사가 ‘메타버스 걸그룹’을 선보인 것이 생각났다. 현실 세계 가수와 그들의 아바타가 교감한다는 콘셉트다. 인터넷이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절 등장했던 과거의 사이버 가수 ‘아담’과 달리, 이번엔 아바타와 실제 가수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세계적 인기를 얻은 아티스트를 만들어낸 다른 기획사들이 증강현실(AR) 아바타 앱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이제 걸음마 단계인 메타버스의 시대. 코로나로 가속화한 이 재미난 가상 사회는 과연 현실 세계 어디까지 뻗어 나갈까. ‘VRChat’으로 진행되는 면접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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