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60도 사우나서도 안죽었다… 드라이어 퍼지고, 로션·빗도 온상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2020. 11. 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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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사우나발 코로나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초구 아파트 시설 내 사우나에서 시작된 코로나 감염은 25일 100명을 넘어섰다. 사우나와 공중 목욕탕이 코로나 확진자의 온상으로 떠올랐다.

원인은 밀폐 공간에서 마스크 벗기다. 샤워나 목욕을 하기 전후 대개 마스크를 벗는다. 탈의실이나 머리를 말리고 로션 등을 바르는 파우더실은 창문이 열려 있지 않는, 환기가 안 되는 밀폐 공간이다.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 경우 마스크 벗은 채 호흡으로 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뿌려지고, 밀집돼 있기 쉽다. 헤어 드라이어를 쓰면 바이러스가 멀리까지 날린다. 로션, 빗 등 공용 물품을 쓰는 과정에서 손을 통해 감염이 이뤄질 수도 있다.

최근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사우나 앞에 지난 24일 출입을 통제하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장련성 기자

뜨거운 사우나실 안에서도 감염 위험이 있다. 사우나실 공기는 대개 섭씨 60도 정도인데, 이런 고온에서는 바이러스가 활동력을 잃는다. 하지만 미생물 연구 논문에 따르면, 바이러스는 섭씨 56도에서 30분간 감염력이 있다. 70도에서는 감염력이 5분 정도 간다. 따라서 사우나실 안에 감염자와 같이 있다면 전염 우려가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용객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관계로 사우나실 안 온도를 60도로 유지하기도 힘들다”며 “호흡기 바이러스가 물에 떠있을 때는 전파력을 잃지만, 욕탕 안에서 가까이 있을 때는 공기를 통한 감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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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 접수 직원이 무증상 감염자라면 수퍼 전파자가 될 수 있다. 이들은 이용객들의 라커 열쇠나 등록 카드를 매번 손으로 주고받는다. 사람이 바뀔 때마다 알코올로 손을 닦지 않는다면, 여러 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겨 줄 수 있다. 라커 열쇠나 구두 주걱 등도 여러 명의 손이 닿는 물건이다. 버스·지하철 손잡이처럼 다수의 손이 닿은 물건을 만졌을 때는 손을 씻기 전까지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24일부터 체육 시설 내 샤워장, 목욕탕, 한증막 이용이 금지됐다. 이런 시설 이용이 가능한 지역에서는 개인 간 2m 거리 두기가 가능하도록 이용자 수를 제한하고, 라커 배치도 띄엄띄엄해야 한다. 일본 사우나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들어오고 나갈 때 반드시 손을 씻고, 욕실 밖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가능한 화장실 사용을 하지 말고, 대화를 자제해야 한다. 공용 물품은 치우는 게 좋다. 70세 이상 고령자와 당뇨병 심장 질환 등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사우나 이용 자제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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