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포럼] 다시, 타는 목마름으로
70, 80년대 지식인들 읊던 애창 詩
현정부 내로남불·反인권 행태 가관
역사 의식해 反민주 폭정 중단을
‘신 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타는 목마름으로’는 군사정부가 판을 치던 1980년대 초 노래로 만들어졌다. 청년들은 온몸이 자욱한 최루탄 가루에 뒤덮여 콜록대면서 전투경찰에 두들겨 맞고 사복경찰에 쫓기면서도 ‘독재 타도! 민주 회복!’을 외치며 ‘타는 목마름으로’를 목 놓아 불렀다. 당시 반국가사범으로 몰려 사형을 선고받은 김지하는 옥중에서 최후의 양심선언을 한다.
“내가 요구하고 내가 쟁취하려고 싸우는 것은 철저한 민주주의, 철저한 말의 자유,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나는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자, 자유주의자이다. 내가 특권, 부패, 독재 권력을 철저히 증오하는 한 젊은이라는 사실 이외에 나 자신을 굳이 무슨 주의자로 규정하려고 한다면, 나는 이 대답밖에 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백성을 사랑하는 위정자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피와 시민의 칼을 두려워하는 권력을 바란다.”
40여년이 흐른 요즘 ‘타는 목마름으로’가 다시 불리고 있다. 최근 모처에서 열린 4·15부정선거 진상 규명 모임에서 50, 60대 중년남성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 한 사람이 선창하자 대여섯 명이 따라 불렀다. 대학생이 된 환희도 공부도 낭만도 뒤로한 채 독재 타도와 민주 회복을 외치던 그 시절을 회상하며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이 보였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하는 데 청춘을 바친 분들이다. 누가 이들에게 ‘타는 목마름으로’를 다시 부르게 했을까.
지금 대한민국은 1970, 80년대 ‘타는 목마름으로’를 부르던 자들이 권력을 차지했다. 자칭 민주화 세력이다. 하지만 권력을 장악한 이들이 자행하는 행태를 보라. 유신시절, 5공시절과 뭐가 다른가. 이미 사자성어로 굳어진 ‘내로남불’은 물론이고, 대놓고 하는 대중국 사대와 사이비 신앙 수준의 친북 행태는 도저히 눈 뜨고 못 봐줄 정도이다. 삼권분립과 사법정의도 실종됐다. 학창시절의 이념 편향에서 깨어나지 못한 미몽환자들을 보는 듯하다.
이들은 애써 가꾸어온 대한민국의 서사를 지우는 데 혈안이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을 부인하고, 반만년 가난을 해결한 박정희의 업적을 지우기에 바쁘다. 그러면서 6·25전범인 김일성과 그 후계자인 김정일, 김정은 정권과 대를 이어 평화쇼를 벌이고 있다. 탈북 청년들을 안대와 포박 차림으로 북송시켰고, 실종된 자국 공무원이 화형당하는데도 집권세력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국민이 핵·미사일로 협박받고 있는데도 오매불망 평화타령만 하고 있다. 북한 인권을 외면하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비아냥까지 받고 있다. 국격 하락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역사는 기록되고 있다. 2020년 대한민국 위정자들의 반민주주의적 행태도 낱낱이 기록되고 있다. 코로나19를 핑계로 집회시위를 원천 차단하고 있는 정치방역의 시효도 얼마 남지 않았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독재체제는 결국 심판받게 돼 있다.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 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조정진 논설위원 겸 통일연구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모 도박 빚 갚으려고 배우 딸이 누드화보…주말극 ‘미녀와 순정남’ 막장 소재 논란
- 생방 도중 “이재명 대통령이”…곧바로 수습하며 한 말
- 유영재, 입장 삭제 ‘줄행랑’…“처형에 몹쓸짓, 부부끼리도 안 될 수준”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구혜선, 이혼 후 재산 탕진→주차장 노숙…“주거지 없다”
- 반지하서 샤워하던 여성, 창문 보고 화들짝…“3번이나 훔쳐봤다”
- "발가락 휜 여자, 매력 떨어져“ 40대男…서장훈 “누굴 깔 만한 외모는 아냐” 지적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