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혈세로 조원태 구하기" 한진칼 "생존 위해 불가피"

박은하 기자 2020. 11. 25. 21: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목적 신주발행 정당성 놓고 법정 공방

[경향신문]

“혈세를 동원한 조원태 구하기이다.” “회사의 존립을 위한 경영상 판단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위해 대한항공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방안을 두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한진칼이 법정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승련)는 25일 KCGI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 등이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열었다.

KCGI 측은 “신주발행은 조원태(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주된 목적으로 (항공산업 정상화라는) 산업은행의 의도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KCGI 측은 “합병이 필요하면 비핵심자산 매각, 사채발행 등을 통해 주주들이 자본을 조달하겠다고 했지만 조 회장은 외면해왔다”고 밝혔다. 상법에서 제3자 신주발행 요건을 제한하고 있고, 세금을 동원하지 않는 다른 합병 방식이 있는데도 KCGI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조 회장이 산은을 백기사로 동원하기 위해 요건에 맞지 않게 신주를 발행해 합병을 추진한다는 주장이다. KCGI 측은 “공공기관이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진칼 측은 “합병 방식은 대한항공이 아닌 산은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산은은 백기사가 아니라 경영을 감시하는 감독자로서 참여한다”고 반박했다. 한진칼 측은 “항공산업 여건상 정부나 국책은행의 지속적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라며 “경영권 분쟁 때문에 신주발행을 할 수 없다면 오히려 일부 주주의 이익만 과도하게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항공산업이 성장하려면 합병 후에도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며 “KCGI가 말하는 합병 방식을 택했을 때 중장기적 성장이 어떻게 가능한지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핵심 쟁점으로 신주발행 목적의 정당성, 신주발행의 대안이 존재하는지 여부 등을 들었다. 한진칼 측에 인수 발표 전 검토자료 등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내달 2일이 한진칼의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인 내달 2일 전까지 결정해야 한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