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쌓는 게 해결책인데..예산은 오히려 감소?

윤경재 2020. 11. 2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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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하동과 합천은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지류 소하천 제방이 범람하거나 유실되면서 피해가 컸습니다.

제방 보강 공사가 시급한데, 오히려 예산은 줄어들 처지에 놓였다고 합니다.

윤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누런 섬진강 본류 물과 청록색 화개천 지류 물 색깔이 뚜렷이 구분됩니다.

지난 8월 이 화개천 지류 물줄기가 화개장터의 낮은 제방을 넘었습니다.

이런 범람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지만, 방수벽은 내년 연말에야 설치될 예정입니다.

[최행자/화개장터 상인 : "걸핏하면 (물이) 차요. 여름 되면 장마철에 계속 그래요. 말할 필요가 없어요. (지금 제방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밖에 안 돼요."]

경남 합천군에는 황강 지류 물이 역류해 소하천 제방 두 곳이 무너졌습니다.

임시로 흙과 자갈을 쌓아놨을 뿐.

보강공사는 일러야 내년 상반기에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전영대/합천군 건태마을 딸기 작목반장 : "제방은 우리에게 생명줄과 같다고 봅니다. 서둘러서 내년 우기와 장마철에는 걱정 없이 완벽하게 준비돼 피해가 또 없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 여름 소규모 하천 제방이 무너진 곳에 수해가 집중되면서 튼튼한 제방을 만들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지방·소하천 보강을 위한 국고 보조는 3년 유예를 두고 사라졌습니다.

이젠 자치단체 자체 예산으로 하천 정비를 하라는 건데, 대부분 재정이 열악한 군 단위 자치단체들은 예산 확보가 어렵습니다.

[합천군 관계자 : "순수 지방비로 하려면 아무래도 좀 버겁죠."]

[하동군 관계자 : "국비가 지원 안 되면 아무래도 저희같이 열악한 재정을 가진 군 단위에서는 사업하기가…"]

수해 우려가 큰 본류·지류의 합류 지점에 있는 제방만이라도 국가 하천으로 편입하거나 설계 빈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장석환/대진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설계빈도가 국가하천은 100년, 지방하천은 50년, 80년 딱 획일적으로 돼 있는데 중요한 부분은 지방하천이라도 100년으로 올릴 수 있는, 중요도에 따라서 융통성 있는 설계빈도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최근 2년 동안 수해 피해를 본 전국의 하천은 모두 190곳, 이 가운데 98%가 소규모 지방·소하천이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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