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주민이 품은 비글 11남매..그 이후 [개st하우스]
한달 전, 시골에 유기된 뒤 마을 주민의 보살핌을 받던 암컷 비글이 11남매를 낳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바글바글한 모습이 흐뭇하지만 뒷감당을 생각하면 마냥 축하할 수 없는 출산이었는데요. 다행히 11남매 중 7남매가 가족을 만났습니다.
(10월 17일자 기사 참조: “스티로폼 속 바글바글…비글 11남매의 딱한 사연”)
비글 견종은 사냥‧탐지견으로 길러질 만큼 체력이 뛰어납니다. 하루 1시간 이상 산책하지 않으면 그 넘치는 에너지로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죠. 추후 파양을 막고자 아래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하루 2차례 이상 산책해줄 수 있나요?”
“가족 모두가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데 동의했나요?”
“하루 8시간 넘게 집을 비우면 곤란한데, 괜찮나요?”
20여 가정을 상담한 결과 7곳이 입양처로 선정됐는데요. 그 중 3마리의 근황을 소개합니다.
노랑이는 호기심이 넘치는 아이에요. 입양 첫 주에는 보호자가 읽던 책을 들여다보더니 마구 씹어 먹는 사고를 쳤어요. 입양 한 달이 지나면서 철이 들었는지, 미어켓처럼 얌전히 창밖을 구경하는 습관이 생겼다네요.
성격이 온순한 브라우니는 경기 용인에서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크고 있어요. 벌써 가족사진도 찍고 매일 아이들 등굣길을 졸졸 따라갑니다. 형제 중 가장 건강했던 주황이는 순식간에 몸무게가 2배(5.8kg)가 됐어요. 집안 가구를 갉아먹는 사고뭉치지만 사랑으로 보듬는 입양자 덕분에 개춘기 시절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죠.
4마리 남매는 현재 전국 곳곳의 임시보호처(임보처)에서 지내고 있어요. 첨부된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가면 아이들의 최근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늘이(남아)는 요즘 시바견 누나에게 전담 예절교육을 받고 있어요. 어른 개에게 배우면서 자란 강아지들은 이후짖음‧물기 문제가 사라지고, 친화력이 뛰어납니다. 배변을 절대 실수하지 않는 것도 하늘이의 큰 장점이죠. 눈 앞의 물건을 씹고 뜯는 이갈이 시기여서 입양하시면 하늘이와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답니다. (인스타그램: @shiba_jjiba)
루(여아)는 임시보호 1주 만에 앉아·기다려를 배운 영리한 아이에요. 마음에 드는 물건을 몰래 자기 방에 숨겨두는 귀여운 습관이 있어요. 임보자는 “깨발랄한 루 덕분에 집안에 웃음이 넘친다”며 좋아하네요. 혼자 두면 약간의 분리불안을 느낀다고 하니 집을 비우는 시간이 적은 곳으로 입양가면 좋을 거예요. (인스타그램 @dengislove)
하양이(여아)는 가장 비글답지 않은 얌전한 아이입니다. 다른 강아지에게 들이대지 않고, 크게 말썽부리는 일도 없어요. 종종 짖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배가 고프거나 안기고 싶다는 표현이에요. 의사표현을 잘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장점이 아닐까요. (인스타그램 @beaglehy)
마지막은 제보자가 “가장 아픈 손가락”이라고 소개한 연두(여아)인데요. 애교 많은 막내 성격이어서 눈길을 끈다고 해요. 낯선 사람이나 동물에게 놀자고 달려들어서, 침착하도록 행동교육을 받고 있어요. 활발한 가족이라면 연두가 사랑스러울 거예요. 배변훈련이 잘 됐고 가족들과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맞추므로 돌봄에 큰 어려움은 없답니다.
처음 연락이 닿은 날, 제보자에게 “11남매 중 3~4마리만 입양가도 다행”이라고 당부했어요. 그런데 한 달 만에 7마리가 가족을 만났으니 이는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 덕분입니다.
반려견 입양을 고민하신다면 남은 비글 4마리를 바라봐주세요. 다들 성격도 밝고 배변교육과 예방접종을 무사히 마쳤답니다. 불법 강아지 공장에서 유전병을 안고 태어난 펫샵의 견공들에겐 미안한 비교이지만, 비글 4마리는 행복한 견생이 보장된 아이들입니다.
끝으로 비글 11남매를 후원하고 응원해주신 독자들께 감사하며, 입양을 희망하는 분들은 아래 신청서를 작성해주시길 바랍니다.
- 생일: 2020년 8월 28일생 (생후 3개월)
- 엄마 비글 / 아빠 진돗개
- 종합예방접종 2차 완료, 파보 접종 완료, 구충제 및 심장사상충 약 복용
- 체중: 4.5kg 전후 (성견시 10~15kg 예상)
-입양을 희망하는 분은 인스타그램 DM을 보내시거나, 아래 신청서를 작성해주세요.
▶인스타그램: @beagle_happy_baby
▶신청서: http://naver.me/5Rrfb74g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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