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겨도 된다? 공격 약속 지킨 설기현 감독, 행운 따른 경남

김태석 2020. 11. 2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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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겨도 된다? 공격 약속 지킨 설기현 감독, 행운 따른 경남



(베스트 일레븐=창원)

설기현 경남 FC 감독은 하나원큐 K리그2 승격 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후, 비겨도 되는 유리한 위치에 오른 것을 도리어 우려했다. 경험상 소극적인 자세가 도리어 독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래서 공세를 다짐했는데, 그 약속을 지켰다.

설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25일 저녁 7시 K리그2 승격 준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대전하나 시티즌전에서 1-1로 비겼다. 경남은 후반 15분 에디뉴에게 먼저 실점했으나, 후반 25분 고경민의 천금 같은 득점에 힘입어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하지만 무승부만 해도 승격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할 수 있었던 어드밴티지를 지닌 경남이 마지막 순간 웃을 수 있었다.

설 감독은 지난 21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대전하나전에서 전반 1분 만에 터진 도동현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 대전을 3위로 밀어올리며 준 플레이오프로 인도한 바 있다. 홈에서 치르는 경기, 심지어 비겨도 되는 승부라는 대단히 좋은 요건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그러나 설 감독은 그 상황을 경계했다. 설 감독은 당시 승리 후 “다음 경기 상황은 오늘과는 완전히 다르다. 지금까지 경험상으로 볼 때 비겨도 된다는 마음은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더라. 그런 마음을 배제하는 게 남은 기간에 중요하다고 본다.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즉, 이겨서 승부를 제대로 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그 약속이 제대로 지켜졌다. 경남은 킥오프 이후 이날 경기에서 정말 무조건 이겨야 할 대전하나보다 공세적인 자세를 취했다. 전반 6분 만에 코너킥 후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배승진의 왼발 슛으로 포문을 연 대전은 전반 8분 백성동의 오른발 발리슛, 전반 9분 최준의 중거리슛 등 작심하고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17분에는 백성동의 패스를 받은 고경민의 왼발 감아차기가 대전하나 크로스바를 강타하기도 했다.

대전하나가 뒤로 물러서면 상대 박스 인근까지 압박하면서 득점 찬스를 엿봤고, 여의치 않으면 장혁진·정혁 등 미드필더들이 과감하게 골문을 겨냥해 중거리슛을 날리는 등 계속 상대 골문을 두드렸다. 이 때문에 전반전에는 슛 횟수가 8대2로 경남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기도 했다.


후반전에도 마찬가지였다. 대전하나가 경남 골문을 열기 위해 전반전과 달리 공세적인 자세를 취했다. 자칫하다가는 상대에 허를 찔려 원치 않은 상황과 마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경남은 수비에 집중력을 유지하면서도, 전반전부터 보였던 공세적 자세를 계속 유지했다. 후반 9분 박창준의 날카로운 오른발 땅볼 감아차기가 대전하나 김근배 골키퍼를 노리는 등 득점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물론 공격을 가하는 만큼 수비가 약해지는 건 필연적이다. 이처럼 공세적으로 임한 경남은 도리어 후반 15분 에디뉴에게 실점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았다. 박기동을 투입하며 공격에 더욱 집중한 경남은 실점 후 이른 시간인 후반 25분 박기동의 왼쪽 컷백을 이어받은 고경민의 득점으로 다시 전세를 원점으로 돌렸다.

여기에 행운까지 따랐다. 경남은 후반 30분 박스 안에서 수비수 배승진이 대전하나 미드필더 박진섭의 슛을 막으려다 핸드볼 파울을 범해 다시 추가 실점할 뻔한 상황에 놓였고, 키커로 나선 바이오에게 또 골망이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런데 대전하나 수비수 이규로가 바이오의 킥 이전에 박스 안으로 들어갔다는 판정이 내려 어게인이 지시됐고, 바이오가 긴장한 듯 두 번째 페널티킥 시도에서 실축한 것이다. 경남 처지에서는 그야말로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심지어 후반 종료 직전 바이오의 오른발 슛에 또 골망이 흔들리는 상황이 빚어졌으나 VAR에 의해 구제받았다.

그리고 그 행운을 승기를 이어가며 플레이오프에 뛰어오르는 데 성공했다. 물러서지 않고 공세적으로 임한 효과가 분명했고, 생각지도 못한 행운까지 따르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동아줄을 꽉 잡는데 성공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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