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11명 낸 마포구 모텔 방화 혐의 60대 구속영장..술달라 했다 주지 않자 홧김에

범행 당시에도 술취해
2명 사망, 부상자 9명 중 1명도 중태

25일 오전 경찰과 소방당국 조사관들이 화재 감식을 위해 화재가 발생한 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서울 마포구 한 숙박업소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화재로 2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등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5일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2시39분쯤 서울 마포구 소재 3층짜리 모텔 1층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화재로 2명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았으나 끝내 숨졌고, 또 다른 1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부상자들은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었다.

화재는 1층에서 장기투숙하던 A씨가 모텔 주인과 다투다가 홧김에 자신의 방에서 종이에 불을 붙여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인력 119명과 장비 31대를 동원해 오전 4시쯤 불을 완전히 껐다. 재산피해 규모는 조사 중이다.

A씨는 불을 지르고 스스로 빠져나왔다가 병원에 이송되던 중 자백했다.

그는 모텔 주인에게 술을 달라고 했으나 주지 않자 화가 나서 불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시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방화 직후 맨발로 인근 편의점으로 도주해 ‘배가 아프다’고 119에 신고한 뒤 병원에 이송되던 도중 자신이 모텔에 불을 냈다고 자백했다. 이를 들은 소방관이 경찰에 인계하면서 A씨는 긴급 체포됐다.

한편 그는 그동안 술을 마신 후 동네에서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피우거나 차가 지나가지 못하게 가로막는 등 여러 차례 행패를 부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전날에도 인근 도로에서 주정을 부렸다고 한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