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바보냐".. 현직 판사, 윤석열 '불법사찰 의혹' 맹비판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 얼굴이 그려진 배너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스1

현직 부장판사가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언급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판사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법원행정처에 진상 파악과 책임자 문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25일 장창국 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42기)는 법원의 내부망인 코트넷에 '판사는 바보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장 부장판사는 검찰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을 맡은 판사의 개인정보와 성향 자료가 담긴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공소유지 참고자료를 위한 것이었다는 대검찰청의 해명을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검찰총장의 지시로 그 문건을 만든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고 검찰총장의 해명은 어이가 없다"며 "검사가 증거로 재판할 생각을 해야지 재판부 성향을 이용해 유죄 판결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재판부 머리 위에 있겠다는 말과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부장판사는 "재판 결과가 자기에게 유리하게 나오지 않으면 그것을 언론에 뿌리는데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판사를 위축시키고 자기 입맛으로 길들이는 것"이라며 "검찰은 '수사와 기소는 문제가 없고 판사가 문제'라는 무의식을 언론사를 이용해 국민들에게 심어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은 법원보다 검찰이 위고 결정권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며 따라서 기소와 심판 분리를 통한 인권보장은 없어진다"며 "하지만 법원은 피고인 편도 검찰 편도 아닌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법원 행정처에도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그는 "판사 뒷조사 문건이 무슨 내용이고 어떻게 작성했는지 확인해달라"며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필요하면 고발해달라"고 요청했다.

끝으로 "검찰을 못 믿겠다면 공수처도 좋다"면서 "자기가 유리한 재판을 받으려고 하는 시도는 어떤 경우에도 예외없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선언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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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연 기자 lny64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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