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맞선 KCGI-한진칼..다음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결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KCGI 측이 KDB산업은행에 대한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기 위해 신청한 가처분 사건의 심문기일이 열렸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승련)는 오늘(25일) 오후 사모펀드 KCGI가 주식회사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사건 심문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상법 418조 2항은 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만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경영상 부득이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경영권 방어 목적의 제3자 신주 배정은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어, 한진칼의 산업은행 대상 유상증자가 예외에 해당할지가 이번 사건의 쟁점입니다.

KCGI 측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아니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대안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이번 유상증자는 조원태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상법 418조를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공공기관이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고 막무가내식으로 주주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주주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한진칼 측은 산업은행과의 계약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이뤄져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는 선행조건이 완성되고, 항공산업 재편과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인수합병을 통해 여객 수 기준 세계 10위, 화물 수 기준 세계 3위의 초대형 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양측의 신용도와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재판부는 한진칼 측에 산업은행과의 논의 과정에서 KCGI 측이 주장할 만한 다양한 대안을 검토했다면 이와 관련된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법원은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이 다음 달 2일인 만큼, 1일까지는 결론을 내기로 했습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최유경 기자 (60@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