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정권과 충돌했던 역대 검찰총장 수난사

최민기 2020. 11. 2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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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사상 초유로 검찰총장 직무정지 명령을 내린 것을 두고 법조계와 정치권이 크게 들썩이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를 총괄하는 현직 검찰총장이 정권과 충돌하며 갈등을 겪은 사례는 이번만은 아닌데요.

먼저 지난 1993년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박종철 검찰총장은 대구·경북 여권 인사에 대한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 수사를 두고 권력 핵심층과 갈등을 빚었는데요.

결국 취임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대통령의 공공연한 의중으로 옷을 벗은 검찰총장도 있었습니다.

지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방송으로 진행된 '검사와의 대화'에서 현 검찰 수뇌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히자, 당시 김각영 전 검찰총장은 바로 사표를 냈습니다.

[故 노무현 / 전 대통령(지난 2003년) : 대통령을 못 믿는다면 같은 이유로 바로 지금의 검찰 상층부에 대해서 불신을 가지고 있다면 그게 크게 잘못된 일일까요?]

[김각영 / 전 검찰총장(지난 2003년) : 인사권의 행사를 통해 수사권을 통제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도 확인하게 됐습니다. 이 시점에서 더 이상 검찰을 이끌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여러분 곁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김종빈 전 검찰총장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았던 강정구 동국대 명예교수 구속 문제를 두고 당시 정부와 정면 충돌했습니다.

정부의 불구속 수사 요청에도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고집하자,

당시 천정배 법무부장관은 사상 처음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하며 대립을 이어갔습니다.

이에 반발한 김 전 총장은 취임 반 년 만에 사의를 밝혔습니다.

[천정배 / 당시 법무부 장관 : 구속 사유가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 구속권을 남용해서 수사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될 책임이 있습니다.]

[김종빈 / 전 검찰총장 : 구체적 수사 지휘권이 행사되는 순간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정치적 중립의 꿈은 여지없이 무너져버렸습니다.]

정권과 충돌했다가 최근에 옷을 벗은 총장이라면 채동욱 전 검찰총장도 빠질 수 없습니다.

채 전 총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유리한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했다는 이른바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이끌었는데요.

그러던 중 채 전 총장의 사생활 의혹이 한 언론사의 보도를 통해 흘러나왔고,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감찰조사를 지시하자, 실제 감찰이 이뤄지기 전 사표를 냅니다.

[황교안 / 당시 법무부 장관 (2013년) : 이 부분은 의혹이 생겨서 진상 조사를 하는 문제이지 누구를 찍어낸다, 누구를 뭘 어떻게 한다 하는 이런 측면이 전혀 없습니다.]

[채동욱 / 당시 검찰총장 (2013년) : 최고의 가장은 아니었지만,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렇듯 정권과 검찰총장의 불편한 관계는 과거 없던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총장 찍어내기란 논란도 만만치 않았죠.

특히 이번엔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명령까지 나올 만큼 최고조에 이른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갈등.

과연 어떤 결론으로 끝을 맺을지 모두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습니다.

최민기[choimk@ytn.co.kr]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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