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진중권 "검찰총장 직무정지..민주주의 파괴·법적 근거미약"
박형준 "청와대 각본·대통령 감독, 추미애 주연·이낙연 조연"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를 발표하는 초유의 사태를 두고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고 검찰권을 장악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진 전 동양대 교수는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진행된 '박형준-진중권 시사대담'을 통해 "지금은 (직무정지 발표가)검찰총장이지만 다음은 감사원장일 것"이라며 "(앞으로는)권력 주체와 다른 이야기, 반대하거나, 시키는 일을 안하면 결국 국민 개개인이 자위성 통치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개인적인 갈등은 본질이 아니다"라며 "자유 민주주의와 전체 민주주의라는 상이한 두가지 개념이 충돌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6가지 죄목을 들고나왔는데 들여다 보면 기가 막힌다"며 "말도 안되는 것들을 죄목이라고 걸어놓고 옆에서는 '충격적'이라면서 바람을 잡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수와 진보를 모두 떠나서 사회가 합의한 기본규칙이 무너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직무배제한 것도 법적 근거가 거의 없다"며 "검찰총장이 사적인 만남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이해관계가 걸려있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이 그 자체로 죄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검찰권 남용을 방지하는 것이 검찰개혁인데 지금은 검찰권을 장악하려 하는 것"이라며 "검찰개혁을 뒤틀리게 쓰고 본래 의미를 잃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이번 사건을 두고 "국정에 대한 어떤 비판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청와대가 각본을 쓰고 대통령이 감독하고 추 장관이 주연을 하는 이 드라마에 이낙연 대표가 조연을 섰다"며 "결국 이 대표도 문 대통령의 적극 지지층인 '문파'들의 지지가 없으면 민주당 안에서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다는 정치적 계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무부가 발표한 윤 총장의 혐의에 충격과 실망을 누르기 어렵다"며 "공직자 답게 거취를 결정하시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또 25일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도 "법무부가 밝힌 (윤 총장의)혐의는 충격적"이라며 "검찰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 달라"고 발언했다.
박 교수는 "상식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정치인이라면 이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을 것"이라며 "정세균 총리도 며칠 전에는 추 장관과 윤 총장에게 긴장을 낮추라 하더니 어제는 청와대 손을 들어줬다"고 했다.
이어 "(이를 보면) 현재 민주당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수직적 구조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고 핵심적인 지지층을 볼모로 사실상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들만 견고한 배타적 집단을 만들어서 (반대하는 이들을)배제한다면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도덕적 기반 자체가 어떻게 될 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 장관은 24일 오후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조치'를 발표했다. 추 장관은 Δ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사실 Δ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주요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Δ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관련 측근 비호를 위한 감찰방해 및 수사방해 Δ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 거래 사실 Δ검찰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협조의무 위반 및 감찰방해 사실 Δ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 위엄과 신망이 심각히 손상된 사실 등 6가지 의혹을 거론했다.
이에 윤 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한 점 부끄럼 없이 총장 소임을 다해왔다"며 "위법부당한 처분에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 즉각 반발했다.
choah45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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