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새마을금고 살인사건 진실은..성추행 송사 때문?

피해자-가해자 온라인 해명 글 놓고 갑론을박

24일 오전 대구 동구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60대 남성이 새마을금고 직원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숨지고 나머지 1명이 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경찰 관계들이 새마을금고 주변을 통제하고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2020.11.2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김홍철 기자 = 대구 동구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전 임원이 함께 근무했던 직원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살해한 뒤 독극물을 마셔 중태에 빠지면서 경찰 수사가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사건이 촉발된 배경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5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20분쯤 대구 동구 신암동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전 감사인 60대 남성 A씨가 직원 B씨(48)와 C씨(39·여)를 흉기로 찔렀다.

B씨는 현장에서 숨졌고, C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치료를 도중 사망했다.

새마을금고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된 A씨는 범행 직후 준비해간 농약병에 든 독극물을 마셔 중태다.

경찰은 A씨가 이 새마을금고에서 감사로 재직할 당시부터 피해자들과 사이가 좋지않았다는 직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인터넷 한 커뮤니티에 게시된 A씨의 페이스북 게시물 캡쳐© 뉴스1

사건 발생 후 온라인을 통해 용의자 A씨가 2017년 11월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눈에 띈다.

게시물에는 "저(A씨)는 대구지역 새마을금고 감사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부산동아대 교수님의 억울한 사연 충분히 공감한다"며 "저 역시 감사 수행에 불만을 가진 직원 B씨와 C씨가 실체가 없는 성추행 사건을 조작해 법원으로부터 감사직무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검찰에 고소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은 2년이 지난 후 허위로 밝혀졌지만, 경찰과 검찰은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처벌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납득할 수 없는 이러한 현실이 말로만 들어왔던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다"고 했다.

또 "성추행범의 누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몸부림치며 차라리 자살하는 게 낫겠다 싶어 주변정리와 신변정리를 하고 유서까지 작성하고 실행에 옮기고자 했다"며 "양심고백을 한 직원들이 있어 성추행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으나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됐다"고 적었다.

이 글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자 A씨의 범행에 대한 동정심을 보이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스크린샷 화면.© 뉴스1

그러나 25일 오전부터 숨진 여직원 C씨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SNS를 타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게시물에는 "피해 여직원 C씨는 최근 셋째까지 출산한 세 아이의 엄마이고 5년 전부터 성희롱으로 힘들다고 대책을 회사에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성추행 고소사건)으로 부당하게 해고됐다가 몇달 전 복직했고, 이 정도면 이 2명(B씨와 C씨) 다른 지점으로 이동시켜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자 직원 B씨는 당사자도 아니고 조사책임자라는 이유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이제서야 복직됐는데…그분 아내가 오늘 새마을금고 와서 난리쳤다는 이야길 전해 들었다. 가족들은 얼마나 억울할까요"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A씨가 무고한 피해자인 것처럼 지인들 뉴스 인터뷰하는데 가해자가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것이 역겹다. 대낮에 사람을 흉기로 둘이나 죽인 사람은 용서받을 사람이 아니다"고 했다.

wowc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