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모텔 방화' 스프링클러 없었다..사각지대 또 참사
1970년 지어져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에서 벗어나
'방화사건' 시설 넘어 사전 관리체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1970년 지어진 해당 모텔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에서 벗어나 있어 스프링클러가 전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법상 스프링클러는 지난 2017년부터 6층 이상 건축물의 경우에만 의무화된 상태다.
해당 모텔은 3층 건물이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 건물이 아니고, 소화기는 설치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6층에 못미치는데다가 노후 건물들은 사실상 화재에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3월 건축물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3층 이상으로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하는 등 화재에 취약한 건물은 스프링클러 등 화재안전 성능을 보강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 역시 공포 후 1년인 내년 5월부터 시행되는 터라 사각지대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우석대 공하성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노후 모텔 등 화재에 취약한 숙박시설 문제는 계속 반복되는 상황"이라며 "스프링클러 설치를 하루 빨리 소급 적용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고시원의 경우 지난 2018년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사건' 등을 계기로 법이 개정돼 2022년 6월말까지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게끔 의무화된 바 있다.
한편 단순한 화재가 아니라 방화 사건의 경우 소방 시설을 갖추는 것을 넘어 근본적인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립대 이영주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악의적인 방화는 소방 시설을 갖춘다고 해서 예방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취약 시설에 대한 관리 체계 등을 평소에 충분히 갖춰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노후화된 시설의 경우 하드웨어를 고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며 "차라리 소방 교육을 강화하거나 대비 체계를 갖추도록 하는 등 화재 예방에 대한 소프트웨어를 갖추는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화재는 이날 새벽 2시 39분쯤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모텔에서 발생했다. 당시 1층에 투숙했던 방화 용의자 60대 남성 A씨는 "술을 달라"며 모텔 주인과 말 다툼을 하다 홧김에 방에서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상태가 위중한 2명은 결국 숨졌다. 나머지 9명은 중상 1명, 경상 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은 신고 접수 이후 약 30여분만에 초진을 완료했다. 완진은 새벽 4시쯤 되서야 이뤄졌다.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 인원만 119명, 장비 31대가 투입됐다.
인근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평소에도 술 주정을 자주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는 공공근로일을 했지만 현재는 무직이며, 모텔에 장기투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방화 이후 인근 편의점에 가서 "배가 아프다"며 119를 불러 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응급차를 통해 실려가다가 자신의 방화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는 한편,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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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서민선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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