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KLPGA 대상 이대로 좋은가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2020. 11. 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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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2016년 박성현에 이어 올해 KLPGA 대상 시상식에서도 5관왕에 오른 김효주가 대상을 타지 못하는 일이 재연되면서 대상 포인트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왼쪽부터 김효주, 최혜진, 박성현, 고진영.KLPGA·세마스포츠 제공


지난 24일 열린 KLPGA 대상 시상식의 주인공은 누가 봐도 김효주였다. 김효주는 5번 시상대에 올랐다. 상금왕과 최저타수상, 다승왕에 이어 팬들이 뽑는 인기상과 기자단이 선정한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까지 석권했다. 특히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은 그 시즌 프로로서 최고의 활약과 기량을 보였다는 증표다. 하지만 가장 큰 상인 대상은 김효주의 차지가 아니었다. 대상은 최혜진이 받았다.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일은 2016년에도 있었다. 그해 박성현은 7승을 올리며 다승왕과 상금왕, 최저타수상, 인기상,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를 휩쓸었다. 하지만 대상은 3승을 올린 고진영에게 돌아갔다.

최혜진이 시즌 최종전으로 열린 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 2020에서 우승한 게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다. 그러지 못했다면 상금왕도 아니고, 최저타수상도 못받고, 1승도 없으면서 대상을 타는 무관의 대상 수상이라는 기록이 만들어질 뻔했다.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대상 수상자가 나오는 것은 대상 포인트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대상 포인트는 대회 상금 규모에 따라 포인트가 차등 부여된다. 3억~4억 미만 대회는 1위 30점, 2위 12점, 3위 9점…10위 1점이 주어지고 4억~6억 미만은 40점, 22점, 19점…11점, 6억~8억 미만은 50점, 32점, 29점…21점, 8억~10억 미만은 60점, 42점, 39점…31점, 메이저 대회는 70점, 52점, 49점…41점이 주어지는 식이다. 상금 규모에 따라 포인트는 높아지지만 1위와 2위의 18점 격차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때문에 메이저 대회 우승 메리트가 없고, 꾸준히 톱10에 드는 선수들이 대상을 차지하는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대상이 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 아니라 ‘톱10 개근상’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다르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 일반 대회는 30점, 12점, 9점…1점을 주고 5대 메이저 대회는 여기에 곱하기 2를 한다. 1위 포인트와 2위 포인트의 격차도 18점에서 36점으로 벌어진다. 메이저 우승 메리트가 분명하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도 PGA 투어에서 우승하면 10점을 주는데 메이저 우승은 30점으로 껑충 뛴다. 미국프로골프협회는 우승 외에 상금과 평균타수도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 반영한다.

KLPGA도 메이저 대회의 경우 1등과 2등의 대상 포인트 격차를 더 확대하는 등 포인트 산정 방식을 손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KLPGA가 10억 이상 상금을 내거는 대회에 메이저와 똑같은 대상 포인트를 부여하고 있는 것도 논란거리다. 김재열 SBS 골프 해설위원은 “메이저 대회는 오랜 역사와 전통, 권위로 특별한 지위를 부여받는데 상금이 많다고 메이저와 똑같은 대우를 해주면 메이저 대회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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